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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으로 결성된 유쾌한 가족이야기

영화 <과속스캔들>은 한때 빅뱅, 동방신기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아이돌 출신의 인기 라디오 DJ로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던 철없는 30대 중반의 남현수(차태현)에게 어느 날 느닷없이 애청자를 자처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오던 미혼모 황정남이 ‘나는 남현수가 중3때 과속해서 낳은 딸’이라고 주장하며 6살 난 아들 황기동(왕석현)과 함께 느닷없이 들이닥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스토커 같은 모자(母子)의 뜻밖의 출연과 대책 없는 돌발 행동으로 인생 최대의 스캔들에 휘말릴 위기에 처한 남현수는 어쩔 수 없이 모자(母子)와 뜻하지 않은 동거를 하게 되고 처음에는 이들의 존재를 감추려 하지만 함께 티격태격 생활하다 한바탕 사건사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따뜻하게 담아냈다.

현실에 있을법한 설정도 아니고 줄거리도 뻔하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와 짜임새 있는 구성, 유쾌한 에피소드, 그리고 세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더해져 이를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오랜만에 맞춤옷을 입은 듯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차태현은 그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로 캐릭터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고, 신예 박보영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6살 살 난 아들을 둔 능청스럽고 뻔뻔한 어린 미혼모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낼뿐더러 가수 못지 않은 실력까지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아역 배우 왕석현은 여섯 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능청스러운 행동과 빠른 눈치, 심각한 몽유병 증상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물론, 타짜를 연상시키는 고스톱 실력으로 남현수을 제압, 꼼수를 부리는 남현수에게 썩소를 날리는 여유로움으로 그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꼬마 황기동 역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내며 재미와 웃음을 증폭시킨다. 그래도 다소 작위적인 설정과 갈등과 이해의 과정이 평면적이라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