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그림 실력은 뛰어나지만 지루하고 난해한 스토리로 3년간 공들인 만화는 퇴짜를
맞고 급기야 아버지가 유일하게 남긴 엄마의 초상화를 빼앗길 위기에 내몰린 소심하고 뒤끝 많은 만화가 ‘정배’(이선균)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성인만화 공모전을 위해 섹스 경험 전무하나 온갖 이론과 말발로 무장한 대책 없는 짝퉁
섹스칼럼니스트 ‘다림’(최강희)을 스토리 작가로 영입하고 함께 준비해 나가면서 벌어지는 티격태격 연애담을
유쾌하게 그렸다. 영
영화는 두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사소한 일로 쩨쩨하게 굴고, 질투하고 서로를 공격하는 두 남녀의 티격태격 연애담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무엇보다 결코 평범치 않은 직업을 가진 두 인물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인물을 탈바꿈시킨 두 배우의 연기가
볼만하다. 특히 4차원의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인 최강희는 다림 그 자체라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가 빛을 뿜는다. 남동생이 샤워실에서 한창 작업(?)중인 것도 모르고 옆에서 볼일을 보다가 뒤늦게 알아채고
성급히 나가려다 휴지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오빠, 휴지가 없어요”라고’에게 비굴하게 사정하는 최강희의
표정과 모텔에서 책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며 어설프게 짝이 없게 실전에 돌입하는 최강희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여기에 두 주인공의 친구로 분한 오정세와 류현경의 톡톡 튀는 감초 연기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또한, 성인만화를 소재로 한 만큼 19禁을 넘나드는 발칙한 대사와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장면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두 주인공인 만들어가는 성인만화 속 섹시하고 화끈한 장면들은 물론, 질투에 눈이 먼
정배가 상상 속에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내어 종수를 흠씬 두들겨 패는 장면이 스크린 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에 최강희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엉뚱한 매력녀 조은지의 등장도 반갑다.
2010.11.2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