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공필두'에 공감하기에는 지나치게 산만한 영화

‘인간’ 공필두에 공감하기에는 인간적 ‘깊이’가 없다

<공필두>의 공정식 감독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 '형사'가 아닌 '인간' 공필두의 인생을 보여줘 인생에 대한 공감을 얻는 따뜻한 코미디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 공필두에 인간적으로 공감하기에 ‘영화’ 공필두는 공필두의 삶에 도달하지 못했다. 코믹물이면서 따뜻한 감성을 밑바닥에 깔았던 <오! 브라더스>의 경우, '불륜 사진 전문 찍사' 오상우(이정재)와 ‘조로증(早老症)’을 앓고 있는 12살 동생 오봉구(이범수)의 관계를 통해 인간적 공감을 주었다.

‘스토리’의 산만함이 통쾌한 ‘웃음’마저 가져가 버리다

코미디물은 미덕은 작품성이나 감동은 없는 대신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는 통쾌한 웃음에 있다. <공필두>는 웃고 즐기기엔 스토리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산만하다. 메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서브 에피소드가 균형감 있게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두서없이 나열된 이야기구조다.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여서, 주연과 조연의 비중감각 없이 잡다한 인물군상 속에서 주인공 공필두(이문식)은 두드러진 조연으로 전락하고 있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 예측되는 김빠진 코믹, 새롭지 않다

웃고 즐기는데 목적을 둔 코미디물이라고 해서 구성과 제작이 단순한 것은 아니다. 휴먼이나 드라마가 강한 영화보다 훨씬 복잡한 구성과 관객들의 폭소타임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전제되어 있다. 속편을 찍어내고 있는 <달마시리즈>나 <두사부시리즈>, <투캅스시리즈>는 기본골격에 매번 새로운 소재와 예기치못한 웃음을 제작한다. 이에 비해 <공필두>의 코믹은 크게 새롭지 않다. 어디서 본듯한 에피소드, 다음전개가 예측되는 김빠진 웃음…

형식적 짜임새에 좋은 점수! 김유미의 연기변신에 합격점!

코믹물에서 억지웃음을 만들다 보면 이야기구조도 억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를 얽어놓는 짜임새와 쫓고 쫓기는 추격구도를 개연성있게 완성한 <공필두>의 형식적 구조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김유미의 연기변신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공필두>의 평판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공정식’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