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를 무대로 한국·프랑스·일본 합작 옴니버스 영화 <도쿄! TOKYO!> 연출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 <도쿄! TOKYO!>(가제)를 연출한다고 이 영화의 한국측 제작사인 스폰지가 20일 밝혔다.

한국의 스폰지와 프랑스의 꼼 데 시네마, 일본의 비터즈 엔드가 공동제작하는 <도쿄!>는 도쿄를 무대로 한 세 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로 한국의 봉준호 감독과 함께 <이터널 선샤인><수면의 과학>의 미셸 공드리 감독, <나쁜 피><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 까락스 감독이 참여한다.

봉준호 감독은 'Shaking Tokyo'이라는 제목으로 10년간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집안에 틀어박혀 있던 한 남자가 어느 날 피자 배달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히키코모리'라고 하는 일본 특유의 사회적 현상과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도쿄, 그리고 지진이라는 뿌리깊은 자연 현상을 혼합시킨 로맨틱 판타지로 감독 특유의 메시지를 강렬하고 간결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Hiroko & Akira in Tokyo'는 홋카이도에서 영화작가를 꿈꾸는 애인을 따라 상경한 히로코의 이야기로 사랑 받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오늘의 현대인을 그린다. 그가 뿜어내는 특유의 판타지가 도쿄라는 독특한 문화공간 속에서 어떻게 녹아들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퐁네프의 연인들><나쁜 피> 등으로 매번 관객의 눈과 귀를 놀라게 했던 레오 까락스 감독은 하수구에서 신출귀몰하는 괴상한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인 'Merde'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타인과의 소통을 그릴 예정이다.

대부분의 촬영은 도쿄에서 진행되며 각각의 작품은 30분 정도로 전체 90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봉준호와 미셸 공드리의 작품은 일본인 캐스트와 스태프가 메인이고, 레오 까락스 작품은 프랑스인과 일본인이 섞일 예정이며 봉준호 감독을 시작으로 8월말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스폰지는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이미 프랑스와 일본 개봉이 결정되었으며, 내년 5월 칸영화제에서의 프리미어를 목표로 그 후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괴물> 이후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많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뿐만이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세계적인 감독들이 함께 뭉친다는 것으로도 기대가 큰 이번 프로젝트는 이방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도쿄의 모습을 영상으로 그려내는 이색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7.20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