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영화산업 "수익성 악화에 해외수출도 급감"

- 영화진흥위원회 2006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
- "한국영화 개봉작 108편 중 13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영화는 22편에 불과"
- "2006년 한국영화의 해외수출 규모는 총 2천451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가 감소"

반적인 영화산업 지표들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한국영화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18일 발표한 '2006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산업은 제작편수의 증가와 한국영화 점유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22편에 불과하며 한국영화의 해외수출도 전년대비 68% 급감했다.

사실 2006년 한국영화산업은 2004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형성된 영화산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많은 기획·개발과 투자를 일으켜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이에 지난해 한국영화의 제작편수는 전년 대비 26.4%가 증가한 110편이 제작됐고 그 중 108편이 개봉됐다. 또 서울지역의 총 관객 수는 5천47만 명이며 그 중 한국영화 관객은 3천4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특히 서울지역의 한국영화 점유율 60.3%로 영진위가 서울지역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영화 개봉작들의 평균 총제작비는 4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제작비는 2003년 이후 40억 원 전후로 큰 변동이 없는 것이지만 제작비 10억 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만을 살펴보면, 2006년 제작비 10억 원 이상인 영화 83편의 평균제작비는 51.1억 원으로 2005년 67편의 평균제작비 48.8억 원에 비해 2.3억 원(4.7%) 증가한 셈이다. 특히 마케팅비가 2.9억 원(18.7%) 증가하였는데, 이는 개봉 첫 주 스크린 수 규모와 관객 수 결과가 흥행 성패를 좌우하면서 과당경쟁을 부추긴 결과이다.

영진위는 "2006년 평균제작비 40.2억 원 작품일 경우 전국관객 수가 최소 130만 명은 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으나, 한국영화 개봉작 108편 중 13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영화는 22편에 불과하다. 더구나 관객의 쏠림 현상이 심해, 흥행대작 영화 몇 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영화의 수익규모는 매우 적다"면서 "이는 기획개발과 투자를 위축시켜 앞으로의 한국영화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또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업영화의 마케팅 비용은 결국 관객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접근권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산업 내부의 자율적 조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의 해외수출도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한국영화의 해외수출 규모는 총 2천451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가 감소하였다. 전체 수출 규모에서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전년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태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증가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수출 규모가 감소하였다.

영진위는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라며 "일본 시장에 대해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접근하지 못하고, 한류 스타들의 티켓 파워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고가의 수출액, 개봉 스크린 수 및 마케팅 규모와 방식의 합리성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럽 지역의 경우에도 큰 규모의 배급작이 없었고 유럽 지역에서 선호도가 있는 작가감독의 작품도 빠르게 변화하는 예술영화 시장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 북미 지역 진출을 위한 모색이 지속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배급 부문에서는 전년에 이어 주요 메이저 배급사간의 각축이 이어졌다. 서울지역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가 전체 영화 관객 점유율 23.3%로 우위를 보였으며 쇼박스가 20.1%로 그 뒤를 이었다.

영진위는 "CJ엔터테인먼트는 시네마서비스와의 공동배급작 5편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영화 32편, 외국영화 17편으로 총 49편을 배급해 양적 공세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각 배급사가 제공한 작품별 전국 관객 수를 토대로 확인한 두 배급사의 전국 관객 수는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비슷하다"며 "지방 관객은 다양한 영화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 흥행영화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기 때문에 쇼박스가 배급한 <괴물>, <가문의 부활> 등의 흥행결과가 그만큼 성공적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주요 배급사간의 각축과 아울러 영화시장의 독과점적 상황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시장에 한정하여 산출한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시네마서비스 3사의 관객 점유율 합계는 82.0%로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우선적 판단기준인 75%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것.

이밖에 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사)한국영사예술인협회, 각 멀티플렉스 체인 제공자료 등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2006년 말 기준 전국 극장수는 306개, 스크린 수는 1,847개로 추산됐다. 이는 2005년 말 기준 1,648개에 비해 무려 200개의 스크린이 작년 한 해에 늘어난 것이다. 각 사가 밝힌 사업계획에 의하면 이런 추세는 2007년에도 이어져서 전국 스크린 수가 2,0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영진위는 "멀티플렉스가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확대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설비 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스크린 당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멀티플렉스의 집중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상설 영화관이 전혀 없는 지방자치단체도 상당수에 이르는 등, 스크린 수의 적정규모에 대한 우려와 아울러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기준으로는 총 관객 수가 1억6,385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었으며 그 중 한국영화 관객은 1억519만 명으로 한국영화 점유율은 64.2%로 추정된다고 영진위는 밝혔다. 또 국민 1인당 영화 관람횟수는 약 3.4회로 미국의 5~6회, 호주의 4~5회에 이어 스페인, 프랑스 등의 3~4회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영진위는 "2007년은 인터넷, 게임 등의 주변 경쟁 매체와 더불어 IP-TV의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예견되어 있고, 영화산업 단체협약 결과의 시행 등 많은 산업 환경 변화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영화산업의 새로운 진화를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2007.1.1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