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봉준호 감독은 "많이 긴장이 되고 떨린다"며 "사흘 전에 모든 작업을 끝냈는데 <괴물>을 구상한지 19년만에, 준비한지 5년만에, 그리고 달라붙어 작업한 지 3년만에 모든 일이 끝나는 순간"이라며 남다른 소감을 밝히고 "일종의 직업병인데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얼마만큼 더 손을 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영화에 대해 "영화를 구사할 때부터 개인적인 영화적 목표는 괴물장르에 도전하지만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과 형태의 괴물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면서 "보통 괴물영화에서는 군인이나 생물학자, 머리가 좋은 기자가 등장해 괴물과 싸우지만 <괴물>은 괴물과 싸우는데 가장 잘 안 어울리는, 가장 평범한, 사실 평범한 수준에도 못 미치는 여러 가지 하자가 많은 가족을 내세운다"고 밝혔다. 또 감독은 "못나고 부족한 가족이 괴물과 싸우는 느낌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가족들의 싸움이 더 외롭고 처절한 느낌이길 바랬다"며 "괴물 하나만 상대해서 싸우기도 힘든데 그 주변이나 사회, 국가 모든 것이 가족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고 가족들을 더 외롭고 힘들게 만드는 주변조건을 더 생각하게 됐다. 이런 맥락을 통해서 이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괴물과 싸우고 딸을 구출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하는 하나의 플롯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풍자의 느낌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하고 "하지만 사실 정치적인 풍자나 코멘트 자체가 앞선다기보다는 보다 새로운 괴물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맥락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또 다른 주인공인 '괴물' 캐릭터에 대해 감독은 "난 단지 기본적인 컨셉만 제시했고 디자인은 장희철 크리처 디자이너가 했다"며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괴물이 크면 클수록 사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왠지 현실에 있을법한 크기의 괴물이어야 하고 괴물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들인 한국 배우들과 한국이라는 배경과 잘 어울려야 된다는 것이었다. 또,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류의 판타지물에서 뚝 튀어나온 듯한 괴물의 모습이어서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한마디로 말해 리얼리티이다. 돌연변이 생물체이고 괴수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사실적인 느낌이 있어야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실제 괴물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는 대개 힘들었다.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걸렸고 영화에서는 최종적으로 완성된 한 마리만 나오지만 실제 그 과정에서 탈락한 괴물들이 1500마리가 넘는다. 대개 어려운 과정 속에서 완성됐다"며 토로했다. 이어 감독은 "괴물도 알고보면 참 불쌍하다. 나름대로 먹고 살려고 그랬을 뿐이고, 독극물에 의해 태어나서 독가스로 뒤집어서 죽는다"며 "할리우드 괴물영화처럼 카리스마 넘치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괴물이 아니라 약간 허술하고 바보스럽기도 하다가 또 어떤 때는 포악하고 히스테리한 욕구불만에 가득찬 듯한 인간적인 느낌을 담고 싶었고 그런 까닭에 오달수의 목소리를 넣었다"고 설명하고 "<괴물>은 사람의 나이로 치자면 반항하고 신경질내는 하이틴이고 배우에 비유하자면 카리스마 넘치는 최민수보다는 오달수, 권해효의 느낌이고 할리우드 배우로는 스티브 부세미, 잭 블랙 같은 느낌을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은 "보통의 괴물영화에서는 전문가가 나와서 관객들에게 설명을 해주지만 <괴물>은 가족들 중시이기 때문에 나와 장희철 디자이너가 머리 속으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어리숙하지만 딸에 대한 사랑과 애착만큼은 남다른 큰 아들 강두 역의 송강호는 "2시간이란 영화상영 시간 동안 영화를 보는 것이 정말 행복하구나라고 느끼기를 바란다"며 소감을 전하고 "영화를 보면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느꼈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그런 것을 얘기한다는 것이 거창하거나 관념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는 소박하고 작은 얘기들을 하지 않나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했지만, 빈둥대고 있는 백수인 둘째 아들 남일 역의 박해일은 "<괴물>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개성 짙은 네 배우가 한 가족이 된다는 말을 듣고 '괴물'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고 어떻게 이 가족이 영화의 드라마를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했었는데 영화를 보니 가족이 나오는 부분은 너무 재밌었고 촬영장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연기하는 시간이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총제작비 140여억 원(순제작비 110억 원)이 투입된 영화 <괴물 The Host>은 어느 날 평화로운 한강에 난데없이 정체불명의 괴생물체가 나타나 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소시민 박강두의 딸을 납치하고 그 가족들이 딸을 구출하기 위해 괴물과 맞서 처절하고도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로, ‘숙주’를 뜻하는 이 영화 영문제목(The Host)이 암시하듯, 영화는 괴물 그 자체보다 그러한 괴물을 탄생시키고 살아가게 하는 사회가 바로 괴물임을 일깨운다. 보잘 것 없는 가족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괴물과 처절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현실을 웃음 속에서 풀어내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은 여전하며 큰 힘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적 괴물영화'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할리우드의 괴물영화와는 달리 현실에 있을법한 괴물의 존재와 한국적인 드라마, 그리고 정서가 어울려져 '한국적 괴물영화'의 충분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괴물을 영화 속에서 완벽하게 구현해 낼뿐만 아니라, 그 동안 괴물영화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는 요소였던 상상력과 표현력의 한계를 그야말로 모두 뛰어넘었다. 또, 서울의 한강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괴물의 사는 공포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대단할 따름이다. 괴물이 아닌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과 흥미를 잃지 않은 연출력과 송강호·변희봉·박해일·배두나·고아성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영화의 완성도에 힘을 더한다. 특히 송강호의 다양한 감정연기는 압권이다. 영화 속 이야기가 마치 현실에서도 일어날 것 같은 착각이 든다는 것이 우리를 전율케 한다. 2000년 미8군은 독극물인 포르말린 수십 병을 하수구에 버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한강으로 흘러든다. 이로 인해 한강의 어류·양서류·파충류 중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정체불명의 괴생물체인 '괴물'이 태어난다. 시간이 흘러 2006년 여름 평화로운 오후의 한강 둔치, 난데없이 괴물이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매정을 운영하는 강두(송강호)도 뒤늦게 딸 현서(고아성)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지고 딸을 끔찍이 아끼는 강두는 절규한다. 한편,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정부는 한강은 모두 폐쇄하고 현서를 사망자로 분리하고 합동 분양소에 안치한다. 또, 정부는 피해자들이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병원에 격리 수용한다. 이때 강두는 죽은 줄 알았던 딸로부터 전화를 받고 살아있다고 확신하고 경찰과 의사에게 얘기하지만 오히려 그를 정신병자로 내몰며 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이에 강두와 그의 아버지(변희봉)와 두 동생(박해일, 배두나)은 병원을 탈출하고 딸을 찾기 위해 한강의 모든 하수구를 뒤지며 현서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들을 바이러스 보균자라며 긴급 수배하고, 강두 가족들은 괴물과의 외로운 사투를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괴물을 만든 주범인 미군은 자신들의 범죄를 덮기 위해 괴물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숙주라고 거짓말하며 한강 주변에 인간에게도 유해한 세균을 살포하려한다. 지난 5월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기도 한 <괴물>은 12세
관람가로, 오는 7월 27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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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한국영화계의 최대 화제작인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제작
청어람)이 드디어 기자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그 실제를 드러냈다. 4일 오후 2시 메가박스 코엑스 5개관에서 이루어진
이날 기자시사회에는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이라도 수많은 취재진과 영화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고
급기야 메가박스 1관부터 5관까지, 마련한 2000석이 일찍 동이 나는 바람에 늦게 도착한 300여명이 넘는 기자,
평론가들은 좁은 계단에 앉거나, 서서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날 영화 상영 후에는 언론 시사회로서는 이례적으로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와 눈길을 모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제작사 청어람 최용배 대표와 봉준호 감독 그리고 출연배우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등이 참석했다. 
양궁선수이지만
행동이 굼뜬 막내 딸 남주 역의 배두나는 "여배우로서 한강 물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한강다리에 매달려보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고 하수구에 들어가는 등 정말 할만한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다음에는 멀쩡한 역할 해보고 싶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녀는 "내 생각보다도, 기대보다도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영화 같아서 내 연기는 뒤로하고 모든 영화에
대한 부분은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촬영 전에는 보이지 않는 괴물을 상대를 연기를 한다는 것이
걱정이 많이 됐는데 사전에 감독님이랑 미팅을 많이 가졌고 촬영장에서는 비디오콘티를 통해서 숙지를 했다. 사실 시선을
잡아주는 연출부가 앞에 있어 어느 정도 상상하고 연기했다"며 "무엇보다 가족들과 호흡이 맞추니까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삼남매의 아버지, 박희봉 역의 변희봉은 "만족을 못하고 사는 게 배우다. 평가는 관객들에게 맡긴다"며
말하고 "어렵게 탄생한 영화이다. 그러니 우리 영화 잘 되게 협력 좀 해달라"며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