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후배들을 위해 배우의 정년을 늘리겠다"
-유덕화 "후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한국의 국민배우 '안성기'와 홍콩의 톱스타 '유덕화'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두 배우는 13일 오후1시 해운대 야외장에서 관객과 함께 오프토크에 참석해 한국영화와 홍콩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뽑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수상 및 폐막작품 제작자로 영화제를 찾은 유덕화는 홍콩영화 <지존무상>,<천장지구>,<무간도>시리즈로 한국의 두터운 팬 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관객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주 많은 좋은 영화들은 볼 수 있으면 좋겠다."첫 소감을 밝혔다. 올해 연기 인생 50주년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이자 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영화제를 찾는 안성기는 "홍콩영화가 한국영화와 함께 왔는데 홍콩영화가 예전 같지 않다. 홍콩영화와 한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두 배우는 모리 히데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한중일 합작 영화 '묵공'(감독 장지량, 제작 보람영화사)에서 함께 주연을 맡아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성기는 "좋아하는 배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묵공'이라는 영화를 함께 해서 친구가 되었다.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유덕화 역시 "영화를 찍을 때 진지하시고 정말 정말 좋은 배우이다."고 답했다. 특히 유덕화는 "관객들에게 존경받는 배우가 되려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안성기가 주축이 된 한국 영화인들이 단결하는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 종종 받는데 홍콩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한국영화인을 지지했다.

안성기는 "옛날의 유덕화의 작품도 좋지만 지금의 유덕화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며 관객들에게 "영화<연인>과 <무간도> 그리고 아마 <묵공>를 보게되면 또 다른 유덕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고 자랑했다. 유덕화는 안성기의 <무극>를 보고" 제가 봤을 때 중국의 무협영화와 차이가 있지만 무협영화도 시일에 따라 변화가 있고 형식도 다르다고 느꼈다."며 "안성기의 역할 자체가 가능한 전쟁을 피해가려는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인상이 남았다."고 답했다.

영화계 대선배로서 안성기는 배우로서, 유덕화는 배우에서 제작가로서 후배들을 위해 길을 하고 있는데, 유덕화는 제작자의 길을 가게 된 이유에 "20년간 연기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저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싶었다"고 말했다. 오직 배우로 길을 선택한 안성기는 "나는 제작을 잘 못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연기이다. 최대한 영화를 오랫동안 계속해서 후배들도 계속 갈 수 있도록 배우의 정년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밝혔다.

이날 오픈토크에서 유덕화는 안성기의 <라디오 스타>와 새 영화 <화려한 휴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안성기가 <라디오 스타>는 "영화를 5살에 시작해서 올해 50년이 되는 해이다. <라디오 스타>는 그렇게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영화이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영화이다."고 말했다. 이에 유덕화는 꼭 영화를 보고 싶다며“안성기 영화라면 돈을 전혀 받지 않고 어떤 역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안성기가 "화려한 휴가는 비극적인 5.18 사건을 다룬 영화로 그 시대를 알고 기억하고자 하는 영화"라고 소개하자 유덕화는 "작은 역이라도 출연할 수 있냐고"고 묻기도 했다.

유덕화는 차기작 <삼국지>를 소개하는 가운데 관객들에게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는 " <삼국지>를 찍는데 조자룡을 맡았다"며 "조자룡이 한평생 나라를 위해 힘썼듯 나와 안성기는 한평생 영화를 위해 힘썼다. 이것은 우리 두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덕화는 "서로 다른 연령 관객들이 오셔서 저를 기억해주는 것이 상상 밖의 일이었다. 나중에 50대에 다시 왔을 때도 저를 이렇게 사랑해주길 바란다. 여러분들이 안성기 배우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저도 계속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관객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안성기는 오랜 연기인생 잘 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노력과 끈기에 있다. 지금은 한국영화계는 좋은 환경이지만 70년대 당시에는 영화계는 힘들어 영화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버티었다."며 "영화 자체라는 것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영화 일을 좋아하면 부와 명예는 나중에 오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른 곳에 의의를 두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관객과 Q&A>

Q.공포영화나 연쇄살인범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유덕화) 나이가 들면 해보고 싶다. <올드보이>나 <친절한 금자씨>같은 영화 나오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겠다. 그리고 내가 원래 공포스럽게 생겼다.

Q.연기생활의 장점과 장수비결
안성기) 노력 있게 영화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한국영화계는 좋은 환경이다. 70년대 당시에는 영화계는 힘들어 영화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끝까지 버티는 것이다. 일 자체라고 본다. 영화 자체라는 것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일을 좋아하면 부와 명예는 나중에 오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른 곳에 의의를 두면 안 된다.

Q.서로의 차기작은 무엇인지.
유덕화) <삼국지>에서 조자룡 역을 맡았다. 앞으로도 10개월 정도 시나리오를 더 연구해서 촬영에 들어갈 생각이다. 영화를 찍기 전에 인물에 대한 연구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좀 시간을 두고 인물을 연구할 생각이다. 조자룡이 나라를 위해 평생을 바쳤듯, 난 영화를 위해 평생을 바칠 것이다.
안성기) 5.18 민주화 항쟁을 그린 '화려한 휴가'를 광주에서 열심히 찍고 있다. 이제는 많이 잊혀지고 있는 비극적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그 시대를 재현, 잊지 말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드는 영화다. 우리가 함께 출연한 '묵공'은 중국에서는 11월 말, 한국에서는 내년 1월에 개봉하는 것으로 안다.

2006.10.13 / 글, 사진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