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허태준 씨의 붓을 빌어 그림으로 다시 태어난 세 사람의 화려한 삼각 관계는 정통 한국화 양식에서는 살짝 빗겨 난다. 천편일률적으로 정면을 응시한 인물의 생김새 묘사에 충실한 정통 인물화 양식과 달리 한국 최초의 코스튬 드라마답게, 흐드러지게 펼쳐진 정절녀의 붉은 치마폭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것. '백의민족'이란 말로 대변되는 조선 시대의 단색적이고 평면적인 이미지에 반기를 든 채 색감이 살아 있는 'Colorful'하고 '화려한' 조선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다운 시도다. 실사보다 더 디테일하게 잡아 낸 인물들의 표정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티저 포스터가 내 세우는 또 하나의 볼거리. 유혹과 복수를 게임처럼 즐기는 조선 최고의 요부를 자임하는 이미숙은 그림의 배후에서 즐기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입 꼬리에 살짝 웃음을 머금은 채 보는 이를 제압한다. 한편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 배용준의 시선은 마치 흥미진진한 게임의 대상을 지켜보듯 그 속셈을 알 수 없게, 어딘 지 모를 곳을 향해 있다. 그리고 이 둘이 만들어 놓은 위태로운 구도의 정 중앙에 수줍게 눈길을 내려 깐 채 옷고름을 살짝 붙잡은 정절녀 전도연이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마치 9년 수절 끝에 난생 처음 유혹과 사랑에 눈뜨는 여인이라는 영화 속 정절녀의 성격과 위치를 보여주는 듯 말이다. 세 배우의 대조적 개성과 그들 간의 긴밀하게 얽힌 화학 작용을 통해 '조선 최고의 요부와
바람둥이가 정절녀를 유혹하기 위해 벌이는 발칙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오는 10월 초,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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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전도연, 이미숙 주연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 제작 영화사 봄)의 1차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정상급 배우 3인의 동시 캐스팅으로 불러일으킨 화제성을 생각해 본다면 사진이 아닌 이번 공개된 그림 포스터는 의외의
선택. 하지만 실사 사진이 구현하기 어려운 화려한 색감과 붓 터치 특유의 풍성한 질감을 바탕으로 도드라진 세 배우의
조합은 여느 실사 포스터보다 우아하고 특이한 정취로 세 캐릭터의 특징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