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동성애라기보다는 사랑자체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9월 25일 동성애를 소재로 제작한 김인식 각본, 감독의 [로드무비] 첫 시사회가 있었다.
싸이더스(대표 차승재)가 제작한 영화는, 주가 폭락으로 거리에 내몰린 펀드매니저 석원(정찬)이 산악인이었던 게이 부랑자 대식(황정민)을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겪게되는 갈등과 사랑을 담고 있다. 소설을 쓰던 김인식 감독의 첫 영화로,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호연을 펼친 황정민과 [오버 더 레인보우]로 스크린 인사를 나눴던 정찬, [아이러브유]로 신고식을 마친 서린 등이 출연한다.

슈퍼 16밀리 카메라로 촬영되고 디지털 편집과 필름 변환 작업을 거친 [로드무비]는, 한국영화에서 본격적으로 그려지는 동성애영화의 시발탄으로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련의 퀴어영화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로드무비]처럼 상업성과 대중성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영화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처음에 가깝다.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로드무비]는 10월 18일 개봉예정이다.

다음은 김인식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기획의 시작은.
A. 이 영화는 차승재씨의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동성애를 다루지만 직접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로드무비로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Q. 어떤 영화인지.
A. 동성애 노숙자와 하이칼라의 만남이 선사하는 로드무비로, 정작 영화는 동성애에서 한 발짝 비껴 가있는 아이템이다. 영화는 동성애라기보다는 사랑자체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Q. 소재가 동성애인데.
A. 민감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를 준비하다 보니까 결국에는 인권문제였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하되는 현실은 부당하다고 본다. 이 영화가 이러한 현실을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현실에 우리의 삶이 조금 유연해지기를 바란다.

Q. 해외영화제에 초청을 받는데.
A. 개봉이 자꾸 연기되어서 심적으로 부담감이 컸는데, 영화제의 초청 등이 영화개봉에 숨통을 트이게 한 것 같다.

Q. 마지막 장면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A. 그것은 섹스가 아닌 하나의 의식이다. 몸을 정갈히 하고 마음을 주는 의식이다. 아무 것도 줄 것 없는 석원이 대식에게 선물하는 마음인 것이다. 석원은 대식의 사랑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즉 사랑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이해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석원은 대식을 만나고 나서 이전보다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다. 삶이 편견 따위에 빠지지 않는 유연함을 지니게 될 것이다.
[로드무비]

코리아필름 정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