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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10년 동안 티격태격하며 우정을 이어오던 두 남녀가 지나친 음주가 부른
'이틀 밤 실수(?)'로 대충 결혼하게 되지만 결혼한 다음날 각자 꿈에 그리던 완벽한 이상형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결혼한 다음날 각자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 부부에게 달콤한 신혼은 끔찍한 사고로 돌변하고, 서로를 구제해준
인생의 은인이자 영원한 반쪽이라 여겼던 상대는 서로에게 최악의 상대로 둔갑하게 된다. '결혼 후에, 정말
완벽한 상대가 나타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지만 두 남녀가 벌이는 신경전과 해프닝만
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서로가 몰랐던 사랑을 발견한다든지, 소중함을 깨닫는다든지,
순간적인 충동이었음을 깨닫는다든지 하는 내용은 없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사랑
없이 결혼했고 완벽한 이상형을 만났다 치더라도 이상형에게 쉽사리 유혹 당하고, 이상형 역시 결혼을 했든
말든 상대에게 빠져드는 모습은 다소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엔딩 크레딧과 함께 밝혀지는 성태의 지고지순한
순정을 볼 때 그의 행동은 더더욱 이해되질 않는다.
그나마 이 영화를 살리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재치있는 입담과 순발력의 탁재훈과 거침없이 망가진
염정아의 코믹 앙상블에 둘 사이에 애매하게 낀 친구 정길 역의 조희봉의 능청스런 코믹 연기, 그리고 김미려,
김선아, 신현준, 신이 등 카메오 군단의 코믹 연기가 더해져 의외로 꽤 많은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양념 같은 조연 역할을 해왔던 탁재훈이 주연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15세 관람가로 8월 30일 개봉한다.
2007.8.2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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