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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딩드레스>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매일 바빠서 함께 있어주지 못했던 하나뿐인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결벽증에 가까운 청결 콤플렉스 때문에 왕따당하기 일쑤인 딸이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엄마 '고운'(송윤아)과 엄마의 변화를 알아채고 아픈 엄마의 걱정과
짐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는 어린 딸 '소라'(김향기)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다.
영화는 '시한부'라는 진부한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이별 앞에서 슬퍼하는 모녀의 모습에 집중하기보다는
서로가 힘들지 않게 아픔과 슬픔을 감추려는 두 모녀는 물론 혼자 눈물을 삼키며 말없이 동생의 뒤를 지켜주는
오빠와 피보다 진한 정으로 고운을 끌어 안아주는 올케, 고운을 대신해 웨딩드레스를 완성하는 친구 등 떠나는
이를 위해서 자신들의 슬픔을 묻어두려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또한 슬픔을 억누르고
서로를 기쁘게 해주려 애쓰는 모녀의 안타까운 모습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앞두고 진정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뒤돌아 볼 수 있게 만든다. 송윤아의 진한 모성애 연기와 아역 김향기의 눈물 연기가
감동적이며 태껸도장 사범으로 출연한 이기우의 어설프지만 코믹 연기도 나름 재미나다.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일깨워줄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예측 가능한 줄거리로 그냥 무난하게 흘러가는 '착한
영화'의 전형적인 단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이 영화의 제목이자 엄마가 딸을 위해
준비하는 '웨딩드레스'를 잘 활용하지 못한 부분도 흠이다. 어떻게 보면 두 모녀의 이야기가 다소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으로도 보일 수도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2009.12.2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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