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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나무없는 산>은 생활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빠를 찾으러
떠나는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며 지방에 사는 고모집과 시골에 있는 외가집을 전전하면서 한걸음씩 성장해 가는
어린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데뷔작 <방황하는 날들>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소녀의 갈등과 성장을
통해 자신의 10대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김소영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음악 하나 없이 두 자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천천히 진과 빈의 모습을 훑어가면서 조용히 응시하는
영화는 가슴 아픈 상황을 신파로 그려내는 대신 한걸음씩 현실에 적응하고 성장해 가는 두 자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쓰다듬는다.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큼 애정과 상처가 동시에 배어있는 셈.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부모 세대에게는 아련한 어린 시절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애틋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라는 점에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감독의 전작인 <방황하는 날들>처럼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나 별다른 형식적 기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이야기 속에 선명하게 투영되어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하며, 비전문 배우인 두
아역 배우의 투명하고 사랑스런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작품은 깐느국제영화제 아뜰리에 프로그램, 선댄스영화제 작가/감독 랩 지원작이자 부산국제영화제 PPP(Pusan
Promotion Plan) 지원작으로 2008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2008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과 관객평론가상, 2008 두바이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4월 24일 시작으로 샌디아고, 달라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 미국전역에서 정식 개봉하기도 했다.
2009.08.1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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