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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아닌 뇌수술을 통해 서로의 몸이 뒤바뀐다는 '신체강탈'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연기파 배우 신하균과
관록의 배우 변희봉이 1인 2역을 맡아 관심을 모았던 <더 게임>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늙고 병든 금융업계의
재벌 회장 강노식의 거액을 미끼로 한 내기에 걸려들어 '기억'만 남긴 채 '신체'를 강탈당한 가난한 거리의
화가 민희도가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의 끝이 어떠하다는 걸을 보여준다.
30억과 자신의 젊음을 내건 게임에서 진 이후, 뇌를 바꿔치기 당한 민희도(신하균 분)는 늙고 병든 강노식의
몸을 가지게 되고, 반대로 악랄하고 탐욕스러운 강노식(변희봉 분)은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부와 명예에 더불어
민희도의 젊은 몸까지 얻게 되면서 두 남자의 운명이 한 순간에 뒤바뀌게 된다. 괴로워하던 민희도는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해 도박판에 빠져있는 삼촌 태석(손현주 분)과 함께 강노식에게 버림받은 부인 혜린(이혜영
분)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완벽한 강노식이 되어 그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한편 젊음을 만끽하던 강노식은
민희도의 여자 은아(이은성 분)마저 탐하면서 그녀를 완벽하게 얻기 위해 민희도의 '기억'을 걸고 다시 한번
목숨을 건 내기를 벌인다.
영화는 얼굴을 뒤바꾸는 <페이스 오프>와는 달리 뇌수술을 통해 서로의 몸을 뒤바뀐다는 설정과 서로의 몸이
뒤바뀐 두 배우의 1인 2역 연기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이들의 대결은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는 탓에
흥미와 긴장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강노식에 비해 민희도를 돕는 협력자는 너무 나약하거나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 특히 중반부터 몸만 뒤바뀐 채 여전히 말투와 행동은 그대로인 두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겪는 혼란이 난데없이 코미디로 전개되면서 그나마 있던 긴장감마저 느낄 수 없게 한다. 노인과 청년이라는
큰 나이 차이 탓도 있지만 캐릭터를 적절하게 조율하지 못한 감독의 탓이 커 보인다. 결국 그로 인해 마지막에
드러나는 그들 사이의 관계와 결말은 그다지 큰 충격으로 다가오질 않는다. 게다가 겉과 속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두 배우의 열연보다도 손현주의 코믹 연기가 단연 돋보이는 결과를 낳게 됐다. 스릴러의 긴장감과 주변
캐릭터의 배치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2008.1.1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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