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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김만섭

"손님이 가자면 택시는 어디든지 가는 거지"

송강호,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로 또 한번 시대의 얼굴이 되다!

'송강호가 포스터에서 웃고 있을수록 영화는 슬프다'. 택시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만섭의 표정을 담은 <택시운전사>의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 SNS를 타고 퍼진 문구다. 배우 송강호를 관객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다.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표정 이면의 동요와 갈등, 마음의 행로를 복합적으로 살려내는 그의 연기로 관객은 한 인물을 통해 한 시대를 만나왔다. <변호인><사도><밀정>의 최근작에서 그는 역사 속에 박제되었던 실존 인물에 피와 살을 붙여 생생함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송강호는 1980년 5월 광주의 현장을 직면한 평범한 한 시민의 갈등과 선택, 희로애락을 새로운 관점에서 그려내며 또 한 번 시대의 얼굴로 대변될 것이다.

광주를 취재하러 온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

"약속한다. 진실을 반드시 전하겠다"

언어를 넘어 작품의 진심을 알아 본 독일의 명배우 | 토마스 크레취만

동독 출신, 스무 살에 네 개의 국경을 넘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거쳐 서독으로 왔던 청년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필두로 <작전명 발키리><킹콩><원티드><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까지 국경이 무색한 독일의 명배우로 자리 잡았다. 영화의 진정성을 위해 독일 배우를 원했던 감독. 섭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에이전트의 예측과 달리,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문으로 번역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 역사가 개인의 삶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 지 겪은 바 있는 그는, 광주를 취재한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삶과 <택시운전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그리고 상대 배우의 대사도 알아들을 수 없이 통역을 통해서만 소통해야 하는 4개월의 외롭고 힘들었을 시간 동안, 말이 아닌 마음으로 한국인들과 교감했던 피터를 되살려냈다.

정 많은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머시가 미안혀라. 나쁜 놈들은 따로 있구만"

캐릭터의 인간미를 길어 올려 광주 사람들의 마음을 그려내다 | 유해진

광주의 택시운전사 황태술은 광주 사람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아내와 아들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자 소시민, 손님이 오면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해야 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도와야 한다는 인간의 도리에 충실한 황기사는, 어떤 역이건 캐릭터의 저변에 있는 인간미를 끌어내 보여주는 유해진으로 인해, 희로애락 생생한 광주 사람들을 실감나게 느끼게 한다. 당시 광주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의 파고가 유해진을 통해 보여지는 순간, 광주는 더 이상 1980년의 흘러간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에 다가선다. <럭키>와 <공조><베테랑><타짜>등 그가 가장 빛났던 수많은 작품들에서 진솔하고 따뜻한 인간의 모습으로 남았던 유해진. 그는 <택시운전사>에도 변함없이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었다. 유해진이 아니면 그 누가, '여기 일은 여기 사람들에게 맡기고, 어서 가라'며 만섭과 피터를 광주 밖으로 보내주는 한 마디를 이토록 실감나고 따뜻하게 할 수 있을까?

꿈 많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

"지는 대학가요제 갈라고 대학갔는디요"

청춘을 가장 공감가게 그리는 배우, 1980년 광주 대학생이 되다 | 류준열

[응답하라 1988]로 관객은 평범하고 친근한 이미지, 그런데 지켜보다 보면 푹 빠져드는 낯설고 새로운 매력의 젊은 배우, 류준열을 제대로 처음 만났다. <소셜포비아>와 <더 킹>등을 통해 캐릭터의 주관과 현실의 간극에 부딪혀 파열음을 낼 수 밖에 없는 청춘을 연기하며 우리 옆에 있을 것만 같은 청년의 모습으로 다가온 류준열. <택시운전사>에서 그는 진짜 1980년 광주에 살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 구재식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피터의 취재에 통역으로 도와주며 택시에 동승한 재식을 통해 만섭과 피터는 광주 사람들을 만난다. 시대의 불의에 맞섰던 운동권도 아니고, 대학가요제에 나가고 싶어 대학을 갔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대학생 재식의 순수함은 만섭과 피터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재식을 연기한 류준열의 환한 미소는, 당시의 광주 사람들에게 닥친 일이 그들에게서 무엇을 앗아갔는지 더욱 뚜렷하게 관객의 눈 앞에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