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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작가의 역사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바탕으로 한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정조의 밀명을 받아 공납비리의 사건을 파헤치던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이 관료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엉뚱하게 살인자로 몰리고 눈치백단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뒤 그와 함께
결정적인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신비로운 여인이자
조선 최고의 상단을 호령하는 한객주(한지민)를 만나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밝혀낸다는 내용의 팩션 사극이다.
영화는 정조 시대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친 원작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했으며, 캐릭터
역시 현대적인 유쾌하고 엉뚱한 명탐정 캐릭터로 바꿨다. ‘정조 시대에 탐정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전제를
바탕으로 허술함과 능글스러움 속에 천재적인 두뇌를 숨기고 있는 명탐정과 타고난 눈치와 잔재주로 위기를 헤쳐가는
개장수 콤비의 티격태격 좌충우돌 활약은 시조일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다소 허술하고 황당한 부분은 있지만 두 배우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면서 이를 충분히 상쇄시켜 준다.
진지하고 깊이 있는 메소드 연기로 정평이 난 김명민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오달수의 기막힌 조합은
기대 이상이다. 특히 숨겨둔 코믹 본능을 100% 발휘하며 능글맞은 허당 탐정을 완벽하게 연기해낸 김명민의
변신이 놀랍다. 청순가련의 대명사 한지민의 섹시 변신도 눈길을 끈다. 코믹적인 요소 외에도 촬영감독이 직접
와이드에 매달려 촬영한 색다른 느낌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도 볼만하며, 이국적인 느낌의 한객주 접대실도
볼거리다. 후반부의 엄청난 크기의 개의 등장도 그렇지만, 그보다도 ‘스미골’로 사람들에게 각인된 조연배우
우현이 엄청난 고수의 자객으로 나온다는 것도 깜짝 놀라울 일이다. 이전의 무거운 추리 사극과는 달리 경쾌하고
유쾌하다는 점에서 나름 차별점을 가지는 작품이다.
2011.01.1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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