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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식객>은 만화의 전체 에피소드 중 '소고기 전쟁'편을
중심으로 한 일본인에 의해 발견된 ‘대령숙수의 칼’(조선시대 대대로 왕의 요리사인 대령숙수에게 물려 내려오던
것으로 최고 요리사의 증표)을 놓고 벌이는 두 요리사의 숙명적인 요리대결을 담았다. 마음씨 착하고 넉살
좋은 천재 요리사 성찬(김강우 분)과 그에 대한 열등감과 얄팍한 술수로 최고의 자리를 탐내는 요리사 봉주(임원희
분)의 요리대결 속에 왕의 요리 외엔 할 수 없다며 자신의 팔을 내려친 대령숙수의 에피소드와 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얽혀졌다. 만화 속 다양한 에피소드를 하나의 요리대회로 압축한 솜씨가 매끄럽고 만화적 느낌을
살린 화면 구성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캐릭터는 단선적이며 대결구도의 긴장감도 꽤나 떨어진다.
중반부 숯쟁이의 에피소드는 너무 과하며, 후반부 최종 승부를 가리는 게 되는 순종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소고기 탕에 얽힌 사연은 너무 설명조다. 무엇보다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맛이 느껴지는 요리장면이
없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흠이다. 또 음식과 재료에만 집중한 나머지 영화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자막인
"마음을 움직이는 맛, 맛을 느끼는 것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이다"라는 의미를 느끼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다.
단선적인 캐릭터 탓인지 두 주연배우의 연기는 그다지 매력적이질 못하며 TV연기 별반 다르지 않은 이하나의
엉뚱한 연기 역시 식상하게 느껴진다. 그나마 마지막에 간판을 부여잡고 콧물까지 흘리는 임원희의 강렬한 코믹연기는
볼만하다. 한편 원작작인 허영만 화백이 마지막 장면에서 칼국수 집 손님으로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한다.
영화 <식객>은 12세 관람가로 11월 1일 개봉한다.
2007.10.1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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