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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신지옥>은 어느 날 갑자기 여동생 소진(심은경)이 실종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온 언니 희진(남상미)이 실종 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기도에만 빠져 있는 엄마(김보연)를 뒤로
한 채 단순 가출로 여기고 형식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 태환(류승룡)과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동생이 신들렸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동생의 실종과 얽힌 이웃들이 잇따라 죽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미스터리 공포로 풀어냈다. 신들림과 무속신앙이라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소재와 믿음에 관한 문제를 공포 장르에 접목시킨 이 영화는 간단히 말해, 엄마의 종교에 대한 지나친 믿음과
집착,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망과 광기가 낳은 슬픈 비극이다. 죽음을 예언하고 상처를 낫게 하는 소진이의
특별한 능력을 두고 엄마는 성령을 입었다고 맹신하고, 다른 사람들은 신들렸다고 믿어 버린다. 결국 극악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약한 믿음이 '광신'으로 돌변하는 순간,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보여준다. 귀신이 등장하지 않지만 광기 어린 사람들의 모습이 훨씬
공포스러우며, 시각이나 청각에 의존하는 공포가 아닌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사건이 진행될수록 긴장감을 유발한다.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이 잘 어우러져 '웰메이드 공포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신들린 소녀 역을 소름끼치게 연기한 아역 심은경이 눈에 띈다.
2009.08.0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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