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2003, 드라마/멜로, 120분
18세 관람가


제 작 : ㈜영화사 봄
제 작 : 오정완 l 프로듀서 : 이유진
감 독 : 이재용
각 본 : 이재용, 김대우, 김현정
촬 영 : 김병일 l 조 명 : 임재영
미 술 : 정구호 l 편 집 : 김양일
음 악 : 이병우 l 동시녹음 : 이승철
투자/배급 : CJ엔터테인먼트 ...more

2003년 10월 2일(목) 개봉
홈페이지 www.thescandal.co.kr


 

출 연
조원 역 : 배용준
조씨부인 역 : 이미숙
숙부인 역 : 전도연
권인호 역 : 조현재
이소옥 역 : 이소연


About Movie ∥ Production NoteHot Issue


크랭크 인 2월 6일 l 크랭크 업 6월 21일 l 순 제작비 50억원

1) 닫힌 시대, 열린 사람들

 

조선시대, 사대부 정실부인이 양반가 선비와 짜고 9년간 수절한 정절녀를 무너뜨리는 사랑게임을 벌인다? 과연 유교질서가 엄연히 존재하던 조용한 시대, 이런 도발적이고도 위험천만한 일이 가능했을까?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Yes라는 답으로부터 출발한다.

마침 영화의 배경이 되는 18세기 후반 정조시대는 유교질서 틈새로 천주학이나 실학이 융성하기 시작했고, 이에 영향 받아 중인계층이 힘을 얻으며 양반사회도 분화를 겪는 시기였다. 지배논리가 흔들린다는 점에선 혼돈기요, 다양한 문화와 계층이 공존한다는 점에선 르네상스라고도 볼 수 있는 시기였다.

이 속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해갔던 사람들이 바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주인공들이다. 조선시대의 신세대 혹은 신인류라고 할까. 이들의 자유분방한 연애와 솔직한 욕망의 분출은 그야말로 당시 양반사회를 발칵 뒤집는 '스캔들'에 다름 아닐 것이다. 또한 부제로 조선남녀상열지사를 표방했듯이, 영화는 이 발칙한 젊은이들의 사랑과 욕망을 아름답고도 파격적으로 그린다.


2) 발칙한 섹시 멜로, 제대로 통하였소!

 

왕실 위주의 따분한 사극은 가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는 시대, 정치, 권력, 당쟁 등 사극하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요소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조선 최고의 요부, 바람둥이, 정절녀가 사랑과 욕망을 둘러싸고 벌이는 발칙한 게임이 기본 스토리를 이루는 새로운 감각의 사극이다. 소위 '선수'들이라 할만한 이들의 연애놀이는 지금 봐도 전혀 올드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랑도 밀고당기는 게임처럼 여기는 요즘 젊은 세대의 쿨한 감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영화 속에 나오는 다양한 사랑의 유형, 즉 정절녀, 바람둥이, 요부, 숫처녀, 순진남 등의 캐릭터는 요즘 사랑방식에 대입해 보면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또한 이 영화는 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정절 곧 욕망을 둘러싼 갖가지 치밀한 작전과 역동적인 작업이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색다른 섹시 멜로이다. 그러면서도 결국엔 사랑의 힘을 애틋하게 그려낸다. 섹시하고 애틋한 스토리와 사극이 연상시키는 에로틱한 분위기가 어울려 영화의 다채로움과 깊이는 한층 더해진다.

최근 TV드라마 <다모>를 비롯해 퓨전사극이 젊은 층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세대를 초월하여 어필하는 새로운 사극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올 상반기에 개봉한 <살인의 추억>에 이어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성취한 한국영화로 자리매김 될 것이 예고된다.


3) 우아한 화려함, 한국 최초의 코스튬 드라마

 

그 시대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르인 코스튬 드라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제대로 보여주는' 코스튬 드라마를 표방한다. 건축, 풍속, 복식을 고증하는 스터디를 포함해 프리 프로덕션만 10개월을 거쳤고 미술비용도 20억원(순제작비 50억원)이 소요됐다. 코스튬 드라마라고 해서 무조건 고증에만 의존하지 않았으며, 고증과 상상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재용 감독과 정구호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합의한 컨셉은 '우아한 화려함', '경박하지 않은 화려함'이다. 늘 장식 없는 무채색의 한복만 우아한 것으로 쳐왔던 '백의민족'의 이미지에도 반기를 든다. 조선시대라고 해서 화려함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명품족이 없었겠는가?

제작팀은 120여벌의 한복을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했으며, 세트도 직접 지었고, 각종 소품도 명인들로부터 공수해왔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공들인 장인정신에 바탕한 의상, 세트, 소품의 코디네이션은 기억될만한 코스튬 드라마 한편을 탄생시켰다.


4)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아시아 최초로 영화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원작은 1782년에 출간된 프랑스 작가 쇼데를로 드 라클로(Choderlos de Laclos)가 쓴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Les Liasons Dangereuses)이다. 프랑스 혁명 전의 문란하고 퇴폐적인 상류사회를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으로 그동안 헐리우드와 유럽에서 여러 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로제 바딤의 <위험한 관계>(1959),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1988), 밀로스 포먼의 <발몽>(1989),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8)에 이어 5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원작을 영화화하는 셈이다.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는 위 영화들 중 가장 원작에 충실한 편이며, 가장 최근작인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미국 상류사회의 10대로 타겟을 대폭 낮춘 틴에이저 무비였다. 이에 반해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18세기 조선 정조시대로 배경을 옮겨와 당시 시대를 앞서갔던 젊은이들의 사랑과 욕망을 발랄하고도 로맨틱하게 그린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재용 감독은 <정사>에서 보여줬던 절제된 에로티시즘과 고급스런 멜로감성, <순애보>에서 발휘했던 번뜩이는 유머감각과 재치를 이번 영화에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그 결과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에로틱함이 느껴지는 재미와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영화로 태어났다.


5)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 그들 모두의 의미 있는 변신 - 스캔들

 

브라운 관의 다정한 연인이되 단 한번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없었던 배용준. 현역 여배우 중 가장 긴 연기 경력을 지녔으면서도 자신의 이름으로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드문 존재. 이미숙. 그리고 캐릭터 연기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전도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만들어 간 주연 배우의 이력은 영화 속 그들의 변신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도회적이고 핸섬한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180도 방향을 틀어 클래식 드라마의 바람둥이를 택한 배용준의 선택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다.

개성 뚜렷한 현대 여성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전도연에게도, 내면의 변화를 절제된 연기로 드러내는 정절녀 숙부인은 처음 만나는 캐릭터다. 이미숙에게도 매력과 독기로 가득 찬 팜므 파탈이되, 첫 사랑의 아련함을 간직하고 있는 조씨 부인 캐릭터는 의외의 발견이다. 주어진 운명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기존 사극 캐릭터와 달리 자신의 의지로 시대를 거부했던 적극적인 인물들이 지닌 매력이 세 명의 배우를 한 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이유! 조선 시대를 살아갔으되 현대인의 모습과 더 닮아 있는 요부,바람둥이,정절녀가 이들에 의해 어떻게 살아나는지 지켜 보는 것은 흥미 진진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