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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섭의 단편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은
교도소에 가 있는 아버지가 물려준 빚을 갖기 위해 한 할머니의 손녀를 찾고자 촌구석을 헤매던 전직 선수
출신의 흥신소 사장이자 사기꾼인 덕근이 날마다 티격태격 싸우는 옥희네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할머니의 손녀딸을 찾으러 왔다가 사진을 잃어버린 덕근(정준호 분)이 일이 틀어지자 우연찮게 혜주의 1억짜리
통장을 보고 목표물을 급수정한 뒤 다시금 선수 기질을 철없는 싱글맘 혜주(김원희 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주요 내용. 금남의 집 ‘옥희의 사랑방’에 손님이 찾아 든다는 기본 설정은 같지만, 순박하고
점잖은 손님은 수상한 꿍꿍이로 어머니에게 접근하는 수상쩍은 선수로 둔갑했고, 손님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얼굴만 빨개졌던 수줍은 어머니는 원작에선 꿈도 못 꿀 적극적이자 철없는 싱글맘으로 변신, 못다한 로맨스를
마음껏 펼친다. 그리고 삶은 달걀을 유난히 좋아하며 어머니와 손님의 사랑의 가교역을 맡았던 7살 귀여운
꼬마 옥희는 15살로 훌쩍 자란 사춘기 여중생으로 변신, 사랑방에 찾아온 선수를 사이에 두고 엄마와 연적이
되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또 손님과 어머니의 로맨스를 가로막았던 서슬 퍼런 시어머니 대신 어머니를
오매불망 짝사랑하는 동네 총각 성칠이 등장해 두 사이를 방해한다. 코미디 영화라기보다는 코믹 가족드라마에
가까운 영화. 돈을 노리고 두 모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사랑방 선수 덕근과 두 남자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철없어 보이는 싱글맘 혜주와 사춘기 딸 옥희의 코믹한 에피소드가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 덕근이 자신처럼
엄마를 부끄러워하는 옥희와 딸을 위해 힘겹게 살아온 혜주의 사연을 알게되면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깨닫는
감동으로 전환시킨다.
하지만 코미디에서 감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하며 그 간극을 메우기에도 두 배우의 연기는 역부족이다.
도식적인 전개와 뻔한 결말도 흠이다. 좀 더 배우들의 연기와 상황들이 자연스러웠다면 웃음도 감동도 조금은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흥행을 위한 캐스팅이 아닌 배역에 딱 맞는 캐스팅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12세 관람가로 오는 8월 22일 개봉한다.
2007.7.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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