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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소녀 소단. 활동 사진 보러 간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할머니를 찾아 낡아빠진 ‘삼거리극장’으로 들어선다.

딱히 하릴도 없어 매표소에 직원으로 취직하게 된 소단. 어느 늦은 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극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느닷없이 혼령들을 만난다. 낮엔 극장직원들이지만, 밤에는 혼령의 모습으로 삼거리극장에서 판타스틱한 춤과 노래의 향연을 펼치는 에리사, 모스키토, 완다, 히로시 네 명의 혼령들. 소단은 이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기괴하고 퇴락한 꿈의 공장 같은 삼거리극장에서 그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짜릿한 쾌감을 만끽한다.

한편,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우기남 사장은 소단을 보며 그의 고통스러운 과거 기억을 떠올리고는 경계한다. 사장의 고통은 심해지고, 극장이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혼령들과 극장을 구하기 위해 고민하던 소단은 혼령들로부터 자신의 할머니와 삼거리극장에 관한 놀라운 말을 듣게 되는데….

감 독 : 전계수 Jeon Kye Soo

불볕같던 2002년 여름, 뿌연 담배 연기와 Devil Doll의 음산한 가성이 떠돌던 내 작은 쪽방의 책상 앞에서 미친놈처럼 킬킬거리며 써 내려갔던 뮤지컬판타지 <삼거리극장>은 절대 만들어질 수 없을 거라는 편견을 뒤로 하고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 둘 데 없어 꿈에 정든 소녀가 퇴락한 꿈의 공장 삼거리 극장으로 들어가,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고 죽은 것들을 부활시키며 과거를 현재에 되살려 놓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혼령들과 비극적으로 웃긴 괴물들이 우릴 흥분의 빙점으로 데려가 줄 때까지 상상하는 것을 멈추지 말기를.. 이 눈물겹도록 산만한 스토리를 통해 판타지가 우리의 슬픔을 치유하는 물리력을 실제로 발휘하는 놀라운 순간을 목격하시길 바랍니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각본, 연기, 연출 등으로 활동했으며 영화창작 모임에서 16mm 단편 영화 제작. 한겨레 영화학교 졸업 후 영화 <싱글즈> 조감독을 거친 후 데뷔작 판타스틱 코믹호러 뮤지컬 <삼거리극장>을 연출했다.

- 1972년생. 서강대 철학과 졸업.
-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시나리오 및 희곡 집필.
- 한겨레 영화학교 졸업.

[Filmography]

2006년 [삼거리극장] 각본/감독
2003년 [싱글즈] 조감독

단편영화
1996. 9. <자웅동체의 불안> 16mm 컬러 단편, 각본, 연기
2001. 10. <고양이꿈> DV 6mm 컬러 단편, 각본, 연출
2002. 6. 16mm 컬러 중편, 각본, 연출
2003. 7. <싱글즈> 35mm 컬러 장편, 조감독

연극
1990. 9. <불법?> 연기
1990. 11. <돌무더기 달빛하나> 연기
1995. 9. <찰리가 올지도 몰라> 작, 연출
1998. 12. Franz Kafka <변신> 번역 및 각색 (극단 비파, 99년 1월 공연)

춤과 미술
1991. 5. <축제의 그늘> 작, 연출
1991. 9. <회한> 작, 연출 / <욕망의 숲> 작, 안무, 연출
2001. 9. 이세실 개인전, 평론 (월간 미술시대. 2001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