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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준상의 새로운 발견’

제작비 4억6천만의 저예산으로 완성한 <로니를 찾아서>는 계속 떨어지는 관원수 모집을 위해 있는 돈 다 털어 준비한 시범대회에서 강제 철거시켰던 방글라데시 출신의 노점상 '로니'에게 어처구니없이 한방에 쓰러지는 굴욕을 당하자 수치심과 복수심에 가정과 일을 뒤로 한 채 그를 찾아다니는 태권도장 사범 인호(유준상)의 이야기로, 알량한 자존심과 주먹 하나 믿고 교만했던 인호가 그들과 똑같은 약자로 전락하고 내쫓기면서, 그리고 우연찮게 만난 엉뚱하고 대책 없는 로니의 친구 뚜힌(로빈 쉐이크)과 자연스럽게 우정을 쌓아가면서 그토록 기를 쓰며 로니를 찾아다녔던 자신의 한심스러운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또한 가난한 나라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무시하고 멸시하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며, 낯선 이방인에서 친구가 되어 가는 인호와 뚜힌의 우정을 국적과 언어를 떠나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한 사람’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소재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인권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두 남자의 좌충우돌 속에서 경쾌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특히 유준상은 ‘재발견’이라고 할만큼 진솔하고 섬세한 감정연기와 함께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를 선보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비전문 배우인 외국인 로빈 쉐이크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극중 인호와 뚜힌이 소주를 마시며 '내가 형이다, 네가 형이다' 서로 우기며 따지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놓쳐서는 안될 웃음의 백미다. 마지막의 로니, 혹은 뚜힌의 집에 도착한 인호가 문을 열고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앞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