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사진 보기...more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

각본/감독 : 이해준 LEE HeyJun

<김씨표류기>는 소통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소통 의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hello, how are you, my name is…
수많은 안부인사와 흔해빠진 자기소개들이
어떤 이들에겐 절실할 수 있는 단어임을,
그 말을 하고 듣는 행위가 갖는 본질적 의미들을 상기해보고 싶었다.
말이 넘쳐나는 시대,
그 수많은 말들 중에 우리의 의지와 진심은 과연 얼마만큼 담겨있는 걸까.
문득 그것이 궁금해졌다.

어느 늦은 밤, 도심 속에 어둑하게 자리잡은 밤섬을 보며 불현듯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이해준 감독은 저 곳에 한 남자가 있다면? 이라는 단순한 전제에서 출발, '섬처럼 떠있는 인간들의 소통 의지에 대한 영화' 로 <김씨표류기>를 완성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그 독특함과 완성도로 충무로를 떠들썩하게 하며 일찍이 강우석 감독의 낙점을 받은 <김씨표류기>는 여러 이면이 있는 이야기를 지향한다는 감독의 말처럼 코미디로 읽히는 동시에 로맨스와 드라마가 한 순간에 존재하면서 리드미컬한 전개와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영화로 탄생했다. 한국 최초로 밤섬에서 촬영허가를 받은 것도 정재영과 정려원을 만난 것도 모두가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김씨표류기>는 <천하장사마돈나>에 이어 그만의 독특한 영화이야기가 될 것이다.

- 1973년생.

[FILMOGRAPHY]

2009년 [그림자살인] 감독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 각본, 공동감독
2005년 [남극일기] 각본
2004년 [아라한 장풍 대작전] 각색
2004년 [안녕 UFO] 각본
2002년 [품행제로] 각본
2001년 [신라의 달밤] 원안
2000년 인터넷 디지털 단편영화 [커밍아웃] 각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