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동성애를 보라.
본격적인 동성애영화를 표방한 [로드무비]는, [어디서나 슬픔은 반짝인다] 등의 소설을 집필한 김인식 감독의
처녀작으로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호연을 펼쳤던 황정민, [오버 더 레인보우]의 정찬, [아이러브 유]로
첫선을 보인 서린, [수취인불명]의 방은진 등이 출연한다. 이미 여러 해외영화제 초청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영화는, 주가 폭락으로 거리에 내몰린 펀드매니저 석원(정찬)이 산악인이었던 게이 부랑자 대식(황정민)을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겪게되는 갈등과 사랑을 슈퍼 16밀리 카메라의 거친 입자 속에서 담아내고 있다.
동성애라는 조금은 민감한 소재를 길 위에서 풀어나간 [로드무비]는,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이야기로 스크린여행을
나선다. 동성애는 분명 낯설지만 이를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면 바로 익숙한 사랑이 된다. 성적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영화의 목소리는 배우들의 놀라운 열연과 맞물려서 호소력 있는 울림을 갖는다.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에 맞물려서 거침없이 변하는 화면의 칼라(필터의 활용이 아닌 프레임 편집의 결과라고
한다)는 영화를 감성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톡톡히 한몫하고, 이는 보는 관객들의 이성적인 편견(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벗어버리는데 좋은 장치로 활용된다.
동성애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보편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로드무비]는 자연스럽게 사랑과 그에 대한 편견을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결단코 동성애에 국한된 영화는 아닌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