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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최고의 짝패 ‘장진·정재영 콤비’의 코미디의 귀환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바르게 살자>는 경찰의
대의명분을 위해 형식적으로 시작된 '은행강도 모의훈련'에 경찰이든 강도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융통성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고지식한 교통순경, 정도만이 강도로 투입되면서 그로 인해 대중 끝내려던 훈련이 실전처럼
변해가고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간다는 내용의 상황 코미디로 '정도만'이라는 이름처럼 정도를 고집하는 경찰
정도만을 융통성 없는 꼴통이라고 희화화해 바르게 살아가려는 사람이 꼴통이 되고 왕따가 되는 이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은행강도 모의훈련’이라는 기발한 설정을 바탕으로 대충 끝내려던 훈련에, 절대 대충은 없는 경찰이 투입되고
그의 강도 열연으로 훈련은 실전보다 빡세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유머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려는
경찰과 대충 끝내려는 인질들이 벌이는 해프닝이 웃음을 선사한다. 다분히 비현실적인 캐릭터와 연극적인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이를 어색하지 않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장진 감독 특유의 기발함과 유머, 두말할
필요가 없는 정재영의 연기로 충분히 상쇄되며, 캐릭터들간의 뚜렷한 개성만큼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더해져 재미와 흥미를 증폭시킨다. 언뜻 정도만의 행동과 그에게 어쩌지 못하는 인질과 번번이
진압에 실패하며 곤혹을 겪는 경찰의 모습이 쉬이 납득이 가지 않지만 '장진·정재영' 콤비의 코미디의 진수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지닌다. 개인적으로 오광록을 연상케 하는 베테랑 연극배우 주진모의
코믹연기가 눈에 띈다. 엔딩에서 비록 은행강도 역할이지만 경찰의 본분도 다하기 위해 정도만의 내리는 최종적인
선택도 나름 통쾌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후반 정도만이 우연히 자신을 교통순경으로 좌천시킨 도지사의 비리와 관련된 물증을 발견하고
서장에게 보내는 부분은 다소 작위적이며, 극중 경찰서장과 대립되는 도경 집압대장 캐릭터는 제 역할이 하지
못한 채 겉도는 느낌이다. 웃음의 강도에 비해 메시지는 단순하고 교훈적이라는 점도 흠이라면 흠이다.
'장진·정재영' 콤비 코미디의 <바르게 살자>은 15세 관람가로 10월 18일 개봉한다.
2007.9.20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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