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남녀의 성을 사실적으로 과감하게 담아낸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 <지독한 사랑> <미인> 등 벗기기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사 기획시대가 이번에는 에로비디오 감독을 영입해 새로운 색깔의 에로영화를 선보인다. 그간 과거의 영화들이 부정적이고 일탈적인 행위의 섹스로 그려졌다면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섹스를 하나의 오락 내지 감정 표현수단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기타 여느 섹스영화와 다르다.

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간단한다. 우연히 만나 신아(김서형 분)와 동기(김성수 분)는 원나잇스탠드(첫 만남에서 잠자리까지 가는 것)보낸다. 학교 선배였던 기현과 사랑의 열정이 식은 신아는 동기를 만나면서 새로운 열정을 느끼고 호스피스로 일하는 동기 역시 지루한 일상에 그녀에게 이끌려 곧 동거에 들어간다. 육체적인 섹스를 통해 첫 관계를 형성한 그들은 끊임없이 섹스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하지만 마음보다 몸으로 먼저 만나 그들은 잦은 오해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결국 오래 지속되지 못한 채 헤어지게 된다.

과감하게 '섹스'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내세운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섹스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해 가는 두 남녀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 솔직하게 담아내며 현대 젊은 남녀의 인스턴트식 사랑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6mm 에로비디오 쪽에서 매니아를 형성할 만큼 독특한 색깔을 지난 봉만대 감독은 이번 영화 역시 사실적이고 과감한 섹스 씬들을 연출해냈다. 격정적인 첫 섹스 씬부터 공개된 장소인 버스 안에서의 오랄섹스, 색다른 자극을 원하는 애널섹스 등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섹스 씬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진짜 같은 섹스 소리는 실제로 정사를 하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감탄(?)을 자아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단편적인 섹스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들의 내면심리와 감정변화에 카메라는 줌인하고 그들이 나누는 섹스나 다양한 섹스 체위를 다름 아닌 그들이 서로 나누는 하나의 몸짓언어로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로써 그려낸다. 그래서 처음의 격정적이고 깔끔했던 그들의 섹스가 후반으로 갈수록 나른하고 지저분해지는 것이 다름 아닌 그들의 감정에 대한 표현임을 이해하게 되며 불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한다.

하지만 애초 영화가 노출수위에만 관심이 집중돼 나머지 관객들에게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다소 미흡한 연기력(신인이라고 생각하면 과감한 알몸연기에 박수를 보내지만)과 특별한 미장센이나 사건이 없는 것이 영화의 내용보다는 말초적인 부분에만 집중되게 해 반복적인 섹스에 지루함을 가져다주는 단점을 보인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