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두 남자의 동행기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제목처럼 아내의 불륜을 눈치 채고 질투에 분노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속으로만 끙끙 앓은 남자(박광정 분)가 뻔뻔한 아내의 애인인 택시기사(정보석 분)를 찾아가 그의 택시를 잡아타고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불륜'이라는 흔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 속 수박처럼 겉과 속이 다른 두 남자의 이중성을 사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낸다. "아내의 바람 때문에 지옥 속을 헤매는 것 같다"는 소심한 남자는 어찌하다 아내의 애인의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세상에 불륜이 어디 있어. 다 사랑이지! 사람이 사람 좋아서 만나는데 불안할 게 뭐 있냐"며 뻔뻔스럽게 말했던 아내의 애인은 남자에게 '잤느냐 안 잤느냐'며 따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잘못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겉과 속이 다른 두 남자의 벌이는 신경전과 서로의 입장이 뒤바뀌게 되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내의 정부를 평범한 택시기사로 설정,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며 지극히 사실적으로 풀어나가면서도 중간 중간 판타지에 삽입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여기에 과감한 노출도 불사한 세 배우의 열연과 변신도 칭찬할 만하다.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18세 관람가로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2007.4.0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