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가족계획 프로젝트

영화 <잘 살아보세>는 산아제한(둘만 낳아 잘 기르자!)를 위한 가족계획을 국가가 추진하던 1970년 초를 배경으로, 국가사업인 가족계획을 위해 전국 최고의 출산율을 자랑하는 충청도 한 시골마을 용두리에 파견된 보사부 가족계획 요원 박현주(김정은 분)와 급조된 마을이장 변석구(이범수 분) 요원이 ‘용두리 출산율 0%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로, 저출산 문제로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 지금과는 전혀 상반된 산아제한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가족계획 요원과 마을이장이 피임의 피자도 모르는 주민들을 교육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통해 시대의 아이러니를 웃음과 감동으로 담아낸다. 단순한 상황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진지한 주제의식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일련의 해프닝을 통해 마을이장 변석구는 "가족계획이 풍요를 가져다줄지 몰라도 행복은 아니다"라는 것을, 박요원은 "사람들이 정말로 행복해지는 가족계획이 진정한 가족계획"이라는 것을 배운다. 무엇보다 성적인 소재를 적절한 수위조절로 유쾌하게 풀어낸 감독의 연출력과 이범수, 김정은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가 이 영화의 힘이다. 여기에 안내상, 유현, 조희봉, 전미선, 오지혜 등 조연들의 맛깔스런 연기가 재미를 더한다. 반면,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짜임은 조금 헐거운 편이다. 다소 작위적인 결말도 아쉬운 부분.

지금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통해 행복해지는 가족계획이 무엇인지를 생각게 하는 영화 <잘 살아보세>은 12세 관람가로 9월 28일 추석에 맞춰 개봉한다.

2006.09.0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