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히어로 무비의 탄생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은 기획 초반단계부터 ‘한국 최초의 영웅 시리즈물’을 염두에 두고 총 3편의 시리지물로 기획됐다. 그 중 1편인 이번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은 루마니아 흡혈모기에게 물려 흡혈귀가 된 소심한 비리형사 나도열의 탄생비화와 첫 활약상을 코믹하게 담았다. 범죄 세력과 손잡고 뇌물로 생계를 이어가던 비리형사 나도열(김수로 분)은 어느 날 흡혈모기에 물린 후 성적으로 흥분할 때마다 흡혈귀로 변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 와중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의 배후에 자신이 뒤를 봐주고 있는 악당 탁문수(손병호 분)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탁문수는 비리장부를 입수한 강형사를 제거하려고 나도열에게 명령하지만 나도열은 자신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친형같은 강형사(천호진 분)의 마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탁문수는 다른 조직원을 시켜 강형사와 나도열 모두를 제거시킨다. 하지만 죽어가는 나도열은 비오신부(오광록 분)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고 흡혈귀의 힘을 빌어 복수를 시작한다. 하지만 성적으로 흥분할 때만 흡혈귀로 변신하는 탓에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영화는 슈퍼거미에 물린 <스파이더맨>처럼 '흡혈귀'로 변신하면 괴력의 힘이 솟는 '흡혈형사'란 기상천외한 히어로 캐릭터라는 설정에서 출발해서 <배트맨>처럼 나도열이 어떻게 서울의 밤의 수호자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전의 히어로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비리형사라는 점과 성적으로 흥분해야지 흡혈귀로 변신하게 되고 흥분이 사라지면 괴력도 사라지는 미성숙 흡혈귀라는 코믹한 설정 그리고 이소룡식 코믹액션을 결합시켜 독특한 '히어로 코믹액션'을 선보인다. 또, 현실에 있을 법한 친근하고 인간적인 한국형 흡혈귀의 모습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코믹연기의 달인 김수로의 밉지 않은 오버연기와 기상천외한 애드립이 극의 활력과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주인공과 맞서 대결을 펼치는 악당 탁문수를 비롯해 나도열의 조력자와 애인 등 주변 캐릭터들의 설정과 조합도 훌륭하다. 화려하거나 스피드한 액션은 없지만 보다 업그레이드되고 풍성해진 김수로의 코믹 퍼레이드만으로도 맘껏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김수로의 초절정 코믹액션 <흡혈형사 나도열>은 쇼박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2월 9일 개봉된다.

2006.02.0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