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김선아 두 배우의 완벽한 코믹 앙상블

영화 <위대한 유산>은 명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빈둥빈둥 노는 백수 창식(임창정 분)과 탤런트가 꿈이지만 어설픈 연기력으로 매번 낙방하는 백조 미영(김선아 분)이 100원 짜리 하나 때문에 앙숙지간으로 지나다 우연히 사례금 500만원짜리 뺑소리 사건을 목격한 뒤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과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특별한 메시지나 주제를 던져 주기보다는 백조와 백수라는 인물들을 내세워 고학력 실업이라는 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소외되고 어둡게만 그려졌던 백수와 백조라는 인물을 감독은 코믹하면서도 애틋한 시선으로 밝고 경쾌하게 그려낸다. 특히 임창정, 김선아 두 주연 배우들의 리얼한 만큼 완벽한 연기에 힘입어 캐릭터는 힘을 얻고 공감대를 형성해 시종일과 유쾌한 웃음을 끌어낸다. 여기에 첫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이 더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흥미를 유지하며 집중케 한다. 후반부 TV 퀴즈쇼에 나간 미영과 창식의 사랑 고백 장면은 웃음과 함께 찡한 여운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밖에 화장실에서 공포연기를 연습하는 미영의 표정 연기는 단연 압권이며 두 배우의 감칠 맛 나는 대사(애드립)와 김수미, 신이, 공형진 등 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솔솔한 재미를 더한다. 반면, 단면적인 백수의 모습과 시선 탓에 영화의 주제가 미약해져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엔딩 크래딧에 이 영화의 제목인 '위대한 유산'의 진짜 주인공이 밝혀진다.

절정의 코믹 앙상블을 이룬 임장청, 김선아의 두 연기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듯. 100만이 넘는 이 땅의 백수, 백조들만 본다고 치더라도 이 영화의 흥행은 아주 낙관적이다.

국내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첫 제작한 <위대한 유산>은 10월 24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