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의 진솔하고 발칙한 연애담

영화 <연애의 목적>은 영어교사로 유림(박해일 분)이 재직중인 고등학교에 미술과 교생인 홍(강혜정 분)이 오면서 둘 사이에 벌어지는 연애이야기를 다룬 멜로물로, 사랑과는 별개로 연애만 하자는 유림과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홍의 밀고 당기는 연애이야기가 중심으로 전개된다. 서로에게 각각 7년 된 여자친구와 3년 된 남자친구가 있지만 그들은 어느새 본격적인 '연애'에 진입하게 되고 이후 예기치 않은 소문으로 큰 갈등을 겪게된다.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영화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남녀간의 ‘연애’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는, 사랑, 섹스, 배신, 이별 등 연애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과 욕망, 미움, 슬픔 등 연애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내며 '연애' 자체를 밀도있게 파고든다. 교사와 교생 게다가 각각 오래된 연인이 있는 남녀의 연애라는 도발적인 소재와 결코 평범하지 않은 두 인물의 연애담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상황 전개와 실감나는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로 공감대를 끌어낸다. 특히 남녀간의 연애심리와 속내를 솔직하고 거침없는 대사로 적나라하게 끄집어내고 있어 재미와 함께 섹스보다 더욱 자극적인 상상을 일으키게 한다. 무엇보다 박해일의 능글맞은 연기는 단연 일품이며 영화에 가장 큰 힘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교사에 의한 학교내 성희롱,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홍이 연애와 사랑이라는 복합적 감정 사이에서 갑작스런 변화를 겪게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미약해 결말 홍의 선택은 당혹감을 느끼게 한다. 또, 극중 교사 같지 않은 유림이 학생들을 감정적으로 체벌을 가하고 욕설하는 장면은 다소 불쾌감을 주며 자칫 교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처녀들의 저녁식사><결혼은 미친짓이다><싱글즈><바람난 가족>에 이은 또 하나의 ‘쎈 멜로’ <연애의 목적>은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을 통해 오는 6월 10일 개봉된다.

2005.5.2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