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문호 토마스 하디의 소설을 영화화한 불멸의 고전 <테스>가 33년 만에 스크린에 부활한다.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는 [테스]는 사회적인 인습과 편견에 희생 당한 여인 '테스'의 삶을 통해 당대 사회의 이중성과 편협한 가치관을 비판한 소설이다. 1891년 출간 당시 선정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지만 독자들에게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센세이셔널한 이슈를 낳았다. 이후 토마스 하디가 남긴 걸작으로 통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고전이다.

1979년, 세계적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신인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를 캐스팅해 제작한 영화 <테스>는 쇠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농촌 처녀 '테스'가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희생 당하는 과정을 강렬하게 담아내 찬사를 받았다. 특히 18세의 나이로 타이틀 롤을 맡은 나스타샤 킨스키는 순결을 상실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여인 '테스'의 캐릭터를 청순하면서도 관능적으로 연기해 세계적인 스타덤을 얻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인상주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화면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 클래식 사운드트랙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에서는 1981년 개봉했으며 2012년 칸영화제 클래식 복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화질을 최대한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4K 리마스터링되어 상영되었다.

33년 만에 스크린에 부활한 불멸의 고전 <테스>는 오는 11월 20일 개봉한다. (2014.10.24)

코리아필름 편집부

영국의 대문호 토마스 하디의 원작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 나스타샤 킨스키의 연기가 만나 탄생한 불멸의 고전 <테스>가 오는 11월 20일 정식으로 재개봉한다. 1981년 국내 개봉으로부터 33년 만의 일이다.

최근 다양한 영화들이 재개봉을 통해 관객들과 다시 만나고 있지만 <테스>의 재개봉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2년 칸영화제가 클래식 섹션에 <테스>를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칸영화제의 클래식 섹션은 영화사적으로 의미를 지닌 고전 명작들을 디지털로 복원해 공개하는 칸영화제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테스>는 칸영화제 공식 상영을 위해 기존의 프린트를 4K 화질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하여 보다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

<테스>의 디지털 복원을 맡은 칸영화제 팀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개인 소장용으로 갖고 있던 완벽한 상태의 필름을 손에 넣었고 원본의 품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디지털 색보정 기술을 통해 색감을 보정해나갔다. "칸영화제 클래식 복원 프로젝트에 <테스>가 선정된 것은 영화가 제작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이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단순한 정비가 아닌 매우 숭고한 작업이었고 이를 통해 <테스>를 보지 못한 이들이 최고의 화질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4K 리마스터링으로 탄생한 <테스>의 디지털 버전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가 선택한 클래식 영화를 더욱 선명한 화질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 관객들에게는 개봉 당시 크게 흥행한 추억의 명화를 다시 스크린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라 더욱 환영을 받고 있다.

<테스>의 원작은 영국의 대문호 토마스 하디의 1891년 작 [테스]이다. 19세기 영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비운의 여인 '테스'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던 당시 영국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이 소설은 출간 당시 사회적 편견과 인습을 비판하는 이야기와 선정적인 묘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사회가 말하는 순결한 여인은 아니나 인간으로서의 정신만은 누구보다 순수했던 여인 '테스'를 통해 당시 사회의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여성을 순결한 자와 타락한 자로 규정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꼬집은 토마스 하디는 보수적인 교회와 평론가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많은 대중들이 [테스]를 읽었고 여성에 대한 가치관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는 계기가 되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토마스 하디의 걸작으로 꼽히며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테스]. 시대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테스]가 유효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소설 속 이야기가 지금도 수없이 존재하고 있는 인습과 편견을 경계할 수 있도록 우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토마스 하디의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한 영화 <테스>의 재개봉은 '고전 읽기'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 시기에, 관객들이 새롭게 [테스]라는 텍스트를 발견할 수 있는 뜻 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개봉 당시, 세계적으로 신드롬적 인기를 얻었던 불멸의 고전 <테스>는 이미 헐리우드에서 <요람을 흔드는 손>과 <차이나타운>으로 흥행과 비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프랑스에 정착해 만든 영화이다. 원작이 가진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에 매료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당시 18살의 신인 여배우에 불과했던 나스타샤 킨스키를 파격적으로 캐스팅, 이 쉽지 않은 프로젝트를 완성해갔다.

영국의 도싯(Dorset) 지방을 무대로 펼쳐지는 소설 [테스]를 프랑스에서 촬영해야만 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영국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지역을 섭외하는데 공을 들였다. 또한 배우 경험이 있는 감독답게 배우들의 연기를 모두 직접 시연해가며 디렉팅했다. 비록 비극적 운명에 처하는 여인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지만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테스'가 지닌 외적, 내적 아름다움을 최대한 부각하길 바랐고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으로 그녀의 이야기에 애수를 더함으로써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을 믿고 전적으로 의지한 신예 나스타샤 킨스키는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으로 여인 '테스'의 모든 것을 연기하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녀의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는 전세계 남성들을 팬으로 만들었고 그녀는 '테스' 이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신인여우상을 거머쥐었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아카데미 영화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촬영상, 의상상, 음악상 3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스타샤 킨스키가 <테스>의 촬영을 시작했던 당시 그녀의 나이는 17살로 극 중 테스와 같은 나이었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긴 촬영기간 동안 캐릭터에 대한 열정적인 몰입을 보여주었으며, 여기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완벽주의가 더해져 젊고 생기가 넘치며 우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테스'가 스크린 위에 부활할 수 있었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촬영이 시작되기 네 달 전부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국 도싯(Dorset) 지방 특유의 액센트를 연습했으며, 토마스 하디가 원작에서 설정한 농장의 배경에 완벽하게 녹아 들기 위해 소작농들의 제스처와 농장 일에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1961년 독일 출생으로, 유명한 배우였던 아버지 클라우스 킨스키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유명세를 치렀다. 13살 때 세계적인 감독 빔 벤더스의 눈에 띄어 데뷔했으며 보그 등의 잡지에서 패션 모델로 활동하다가 로만 폴라스키의 제안으로 영화 <테스>에 출연하게 됐다. 당찬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나스타샤 킨스키는 <테스>역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이후에도 실력있는 감독들과의 독창적인 작업을 통해 여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스물 다섯의 나이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스>에 합류한 피터 퍼스는 '테스'의 운명을 뒤흔든 사랑에 빠지게 한 '앤젤' 역을 맡았다. 그는 '앤젤'을 통해 전통적인 관습과 지적인 열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젊은 남성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영국 출신의 피터 퍼스는 TV시리즈로 데뷔해 런던과 뉴욕의 연극 무대에서 연기 커리어를 시작했다. 피터 쉐퍼의 연극 [에쿠스]에서 주인공 '알란' 역으로 토니상 등의 후보에 오르며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잭 골드 감독의 <여정의 끝>(1977)에서 말콤 맥도웰,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스크린에서도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레이 로우슨이 맡은 우버빌 가의 '알렉'은 '테스'를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하는 인물로 19세기의 위대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는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알렉'이라는 캐릭터는 '테스'를 위험한 사랑에 빠뜨리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그도 희생자였다고 생각해요. 산업혁명 초기에 떠오른 신흥 부유층 가문의 일원으로서 귀족으로서의 새 신분이 생겼지만, 사실 본인의 근원을 잃어버린 것이거든요."라고 설명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비난과 동정의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다차원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체호프의 희곡 [벚꽃 동산]에 출연한 레이 로우슨을 보고 '알렉' 역에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테스> 출연 후 레이 로우슨은 TV시리즈에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으며, 작가와 감독으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연출하는 영화마다 센세이션한 충격으로 관객과 평단의 시선을 사로잡은 거장 감독 로만 폴란스키. 1962년 <물속의 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그는 <반항> (1965)으로 제1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고 이후 1960년대~7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 받는 <테스>는 토마스 하디의 유명 소설 [더버빌가의 테스]를 원작으로, 사랑과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비운의 여인 '테스'를 통해 영국의 인습과 계급인식을 비판하며 당시로서는 센세이션한 연출로 전세계의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2002년,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피아니스트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피아니스트>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휩쓸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감독으로 다시 한 번 권위를 입증했으며, 지금까지도 <유령 작가> (2010), <대학살의 신> (2011), <모피를 입은 비너스> 등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토마스 하디는 1840년 도싯 지방에서 태어났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으며 감수성을 키웠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중간에 학업을 포기하게 된 그는 건축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갔다. 건축 일을 하면서도 독서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으며 작가가 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51세 되던 해 그는 『테스』를 발표했다. 그 시기는 가부장적이고 경직된 기독교적 규율과 사람들의 욕망이 대립되던 때였고, 그 사이에서 여성들이 처참한 희생양이 되기 일쑤였다. 『테스』는 그가 사회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운명을 보고 작가적 책임감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였다. 그는 <테스>를 비롯한 다양한 여성상을 제시해 틀에 박혀 있던 여성의 이미지와 위치를 재고하고 당대 사회 속에 퍼져 있던 권력의 폭력성과 부당한 인습에 정면으로 맞섰다. 당시 교회와 비평가들은 이런 그의 소설이 부도덕한 삼류 소설이라며 분노를 드러냈고 결국 그의 작품을 분서하는 사건까지 치닫는다. 이를 계기로 그는 소설 쓰기를 그만두고 시 쓰기에 몰입한다. 하디는 1928년 88세로 사망했고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다. 그의 유골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묘>에, 그의 심장은 고향에 있는 아내의 묘 옆에 묻혔다. 작가로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수많은 작품에 영감을 준 고향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유언을 따른 것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초반에 작가로서의 이름을 널리 알려준 『광란의 무리를 떠나서』를 비롯해 『무명의 주드』, 『귀향』, 『캐스터브리지의 시장』, 『숲 속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웨섹스 시편』, 서사시인 『제왕들』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