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성인 만화 <동경 표류일기>가 오랜 기다림 끝에 7월 2일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만화의 신 <아톰>의 데즈카 오사무와 비견되며 성인들을 위한 만화라 불리는 '극화'의 창시자인 타츠미 요시히로의 생애와 작품을 그린 <동경 표류일기>가 7월 2일 개봉을 확정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만화에 리얼리즘을 도입한 '극화'는 1957년 타츠미 요시히로가 고안, 1970년대에 인기를 얻으며 만화 표현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일본 사회의 모습 속에 동시대인들의 삶과 고민을 담담하게 담은 타츠미 요시히로의 극화는 당시 유행하던 둥글둥글한 아이들의 만화와는 달리 날카롭고 각진 선으로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그려 성인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후 2008년 자전 만화 [극화표류]를 펴내, 2009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 만화 역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타츠미 요시히로에 대한 관심은 싱가폴에 살고 있던 에릭 쿠 감독에게까지 전해졌다. 만화가의 길을 걸었던 적이 있던 에릭 쿠 감독은 타츠미 요시히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그의 인생과 작품을 담은 <동경 표류일기>를 제작했다. <동경 표류일기>는 제 64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 및 제 44회 시체스 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 수상 등 빛나는 쾌거를 올렸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여백을 아름답고 깊이 있는 그림으로 메운 것 같다"_New York Times,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헌사"_Hollywood Reporter, "생동감있고 매력적이다"_Time Out, "최고의 상상과 독창적 연출"_Empire 등 영화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5.05.18)

코리아필름 편집부

만화는 아이들만 보는 불량식품 같은 책 취급을 받았던 40-50년대 시절 누구보다 만화에 애정을 가졌던 청년 타츠미 요시히로, 그는 어른 들을 위한 만화 ‘극화’를 처음으로 고안하여 날카로우면서 묵직한 묘사로 현실 세계를 다루며 일본 만화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시의 힘겹 고 어려웠던 시절, 그럼에도 살아가려 울고 웃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내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만화 표현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어린 시절 [우주 소년 아톰]의 데즈카 오사무를 동경하며 만화가의 꿈을 키운 그는 아이들에게 익숙했던 터치와는 다르게, 투박하지만 나를 투영하게 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자신만의 독자적 영역을 확보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타츠미 요시히로는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자전적 만화 인생을 담은 [극화표류]를 연재했다. 2008년 단행본으로 나온 [극화표류]는 일본 제 3대 만화상 중에 하나인 데즈카 오사무 문화대상과 미국 만화의 아버지 윌 아이즈너를 기리며 제정된 아이즈너 최우수 아시아작품상과 최우수 실화작품상을 수상했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는 세계의 시점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타츠미 요시히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의 만화 인생과 작품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동경 표류일기>가 최초로 영화로 제작되기에 이르면서 타츠미 요시히로는 일본을 넘 어 세계적인 만화가로 우뚝서게 되었다. “나는 75살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만큼 작품을 만들어낼 힘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그 리고 싶은 세상이 많습니다” 만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가득찼던 타츠미 요시히로. 올해 초에 타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그의 마지 막 육성으로 만나는 그의 인생과 작품은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동경 표류일기>는 타츠미 요시히로의 [극화표류]를 토대로 그의 만화 인생과 ‘극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1960-70년대에 그린 다섯 작 품을 엮었다. 영화는 그의 자전적 인생과 작품을 교차 편집하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롭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내 곁에 있 어줘>(2008)의 에릭 쿠 감독은 영화 속에 소개되는 작품을 각색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그 당시 일본 만화의 방 식인 단색 기법 즉, 흑색 기법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최대한 원작 만화 프레임을 사용해 향수를 자극시키면서 감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 다. 그 결과 <동경 표류일기>는 전 세계 34개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뿐만 아니라 제 64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 청, 제 44회 시체스 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 수상, 제 8회 두바이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및 작곡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적 성취를 얻어 내 더욱 의미 있다.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여백을 아름답고 깊이 있는 그림으로 메운 것 같다” - New York Times, “아름답다” - Monocle, “잊혀지지 않는다” - The Observer, “생동감있고 매력적이다” - Time Out, “최고의 상상과 독창적 연 출” - Empire, “흥미로운 사건” - Guardian 등의 찬사를 받으며 꼭 봐야 할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동경 표류일기>의 시작은 팬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만화가 출신이기도 한 싱가폴 출신 에릭 쿠 감독은 20여 년 전부터 타츠미 요시히로의 열렬한 팬이었다.

팬으로서 그의 작품만 좋아했던 에릭 쿠 감독은 데즈카 오사무 문화 대상을 받은 [극화표류]를 통해 타츠미 요시히로의 인생에 대해 처음 알 게 되었고, 그의 삶에 매료되었다. 특히 자신이 이전 작품을 통해 그려왔던 캐릭터들이 타츠미 요시히로의 작품 속에서 만나는 캐릭터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을 깨닫고 더욱 더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지난 단편집들을 꺼내 읽어보면서 그때 느꼈던 감흥 을 떠올리게 되었고 타츠미 요시히로의 인생과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타츠미 요시히로를 만나기 위해 도쿄로 건너가 3시간 정도 그를 만난 후, 허락을 받아낸 에릭 쿠 감독은 팬심을 넘어 타츠미 요시히로라는 인물과 작품에 주목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에릭 쿠 감독은 타츠미 요시히로에 대해 “만화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평하며 그에 대 한 굳은 믿음과 애정으로 국적을 뛰어넘은 아름다운 오마주가 탄생했다.

만화를 통해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했던 타츠미 요시히로. 윤택한 삶을 누리기 시작한 1960-70년대의 일본 사회는 풍요로워 보였지만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피부로 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타츠미 요시히로는 서민들의 고단함과 빈곤함의 삶의 무게를 스케치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의 예리한 통찰은 시간이 지나도 허를 찌르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를 그린 ‘지옥’은 민감한 이슈를 꺼내 당시 일본 사회에 큰 파장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히로시 마 원자폭탄이라는 일본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꺼낸 것도 그렇지만, 선과 악의 뒤틀린 채 마주하고 있는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외롭고 소외된 공장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내 사랑 몽키’의 끔찍한 사고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주인공이 병실에서 읽고 있던 신문 기사는 ‘시가 3백만 엔의 명견’이었다. 당장 먹고 살기 어려운 주인공에게 3백만 엔의 명견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였던 것이다. 은퇴를 앞두 고 있는 하나야마의 슬픈 바람 ‘남자 한 방’은 단절된 가족보다 새로운 사랑을 찾고 싶어한 중년 남성을 통해 일당본시 사회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현실적인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이웃의 이야기를 리얼리티로 공감대와 동질감을 끌어내는데 탁월하다. 공장 노 동자의 외로움, 뒷골목 호스티스 언니의 남모를 슬픔, 만화가의 위험한 상상까지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들지만 한번쯤 느껴봤을 감정들을 되살린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의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가슴을 울린다. 그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진 않는다. 다만 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 하지만 리얼리티가 주는 감동과 위로는 상상 이상이다. 지치고 힘든 현실이 결코 나만 그런 것이 아님을, 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다섯 편의 인생극장은 특별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제 20회 프리부르 영화제 돈키호테상, 제 18회 도쿄국제영화제 특별언급, 제 2회J 아C시아인디영화제 관객상을 받 으며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준 <내 곁에 있어줘>의 에릭 쿠 감독은 싱가폴 출신의 유망있는 감독 중명 한 이다. 만화가 출신이기도 한 그는 20여 년 동안 타츠미 요시히로의 열렬한 팬으로 그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의과 인 생 작품을 엮은 애니메이션을 최초로 제작하기에 이른다.

Filmography
<면로>(1996) <12층>(1997) <내 곁에 있어줘>(2005) <순간 그리고 순간:디지털삼인삼색2006>(2006) <마이매직>(2008) <동경 표류일기>(2011) <레시피>(2014) <인 더 룸>(2014)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