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의 통일자작 원맨쇼

영화 <간큰가족>은 임종을 앞둔 실향민 아버지(신구 분)의 변호사로부터 ‘남북통일이 되었을 때만 상속받을 수 있다’는 기이한 조항이 달린 50억 유산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맏아들 명석(감우성 분)과 막내아들 명규(김수로 분)가 주축이 되어 가족들이 유산을 받기 위해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인 통일을 이루어주기 위해 ‘통일자작극’을 꾸민다는 내용으로, 북한뉴스 조작, 통일신문 제작, 남북단일팀 탁구대회, 평양교예단의 서커스 공연 등 통일자작극을 벌이는 가족들의 해프닝이 중심으로 전개되며 후반 거짓이 들통난 뒤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서로 화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이산가족 문제를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린 작품으로, ‘임종 전 실향민인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드라마와 ‘통일자작극’이라는 엉뚱하면서 기이한 설정이 웃음과 감동을 자극한다. 여기에 김수로 특유의 입담과 코믹한 표정연기가 더해져 영화의 코믹함을 더욱 높인다. 하지만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의 간극은 너무 벌어져 있다. 아버지와 가족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미약하며 인물간의 설정과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해프닝은 너무 작위적이다. 게다가 인물들의 ‘오바’ 연기와 불필요한 영화적 기교도 흠이다. 기대했던 감우성 코믹연기 변신은 뽀글뽀글 아줌마 파마머리말고는 없다. <굿바이 레닌>를 본 관객이면 실망할 듯.

<낭만자객><색즉시공><두사부일체>에 이은 두사부필름의 네 번째 작품 <간큰가족>은 쇼박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6월 9일 개봉된다.

2005.5.2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