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김수로 콤비의 버디무비

영화 <쏜다>는 윤리 선생인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평생 착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온 박만수(감우성 분)와 병든 홀어머니 병원비 마련을 위해 제 발로 교도소를 드나드는 전과 15범의 잡범 양철곤(김수로 분)이 우연히 파출소에서 만나 세상에 향해 벌이는 하루동안의 일탈을 그린다.

매사에 성실하고 칼날 같은 준법정신을 고수하며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온 박만수는 어느 날 아침 난데없이 '사는 재미가 없다'며 아내로부터 이혼통보를 당하고, 급기야 직장 상사는 '유도리 없다'며 그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다. 억울한 나머지 홧김에 난생 처음 노상방뇨를, 하필 파출소 담벼락에 하고 만다. 게다가 억세게 운 없게도 강력계에서 좌천돼 불만투성인 다혈질 형사 마동철(강성진)에게 잘 못 걸리는 바람에 상황은 수습할 수 없게 꼬여가게 된다. 한편 홀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가벼운 죄를 짓고 교도소를 드나들던 양철곤은 제 발로 파출소로 찾아와 감옥에 넣어 달라고 난동을 부리다, 겁에 질려 있는 박만수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친정에 간다는 아내 때문에 마음이 급한 만수는 '슬쩍 가도 모른다'는 철곤의 부추김에 도주를 감행하지만 다시 잡혀오고, 더욱 더 화가 난 마형사는 만수를 구속키로 작정한다. 감옥에 갈 것을 생각하자 잔뜩 겁에 질린 만수는 호송 중 다시 탈주를 감행하고 급기야 마형사의 총을 갖고 도주하고, 엉겁결에 같이 탈주를 하게된 철곤은 만수의 하루를 꼬이게 만든 원인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그의 일탈에 동참한다. 하지만 사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영화는 평생 바르고 착하게 살아 왔으나 세상으로부터 모진 외면을 받고, 하루아침에 도시의 전복자로 급변하는 박만수의 하루동안의 일탈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되묻는다. 박정우 감독의 이전 영화들처럼 유머로 현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일침을 가한다. 서로 반대의 입장으로 뒤바뀌는 두 남자의 상반된 캐릭터와 두 배우의 코믹 호흡이 웃음의 포인트. 하지만 영화는 뻔한 이야기에다가 단순한 울분과 일탈에 그치고 말아 통렬함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다. 박만수의 억울함과 분노는 이해가 가지만, 막판 최후를 앞두고 "그래도 오늘 하루 진짜 신났다"라는 박만수의 말은 쉬이 울림을 주질 못한다. 사건의 개연성과 논리적 연결도 떨어지는 것도 흠이며 비극으로 치닫게 하기 위한 작위적인 설정도 눈에 거슬린다. 특히 인질을 잡고 있는 극한 상황에서 인질과 카레이싱 벌이는 설정은 너무나도 생뚱맞게 느껴진다. 아무리 자신의 어릴 적 꿈이 카레이서라고 해도, 자신을 억누르고 막아선 아버지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일지라도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감우성·김수로 콤비의 버디무비 <쏜다>는 15세 관람가로 오는 3월 15일 개봉한다.

2007.3.0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