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백윤식의 힘

영화 <싸움의 기술>은 매 맞는 게 하루 일과(?)인 부실한 고등학생 송병태(재희 분)가 어느 날 우연히 독서실에 은둔 중인 싸움 고수인 오판수(백윤식 분)를 만나 싸움의 기술을 사사 받으며 마음속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병태는 조르고 졸라 드디어 판수에게 싸움의 기술을 전수 받지만 응용력 부족, 경험부족으로 실수를 연발한다. 한편, 새로 전학온 친구는 어려움에 처한 병태를 도와주려 하지만 자신까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병태는 마음을 다지며 마침내 빠코 패거리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고교생의 성장기를 무협적 코드를 빌어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과 설정에도 불구하고 만화적인 설정과 과장된 액션에 기대지 않고 사실적인 관점에서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부분은 칭찬할만하다. 특히 특유의 카리스마를 무기로 진지한 상황 속에서 펼치는 백윤식의 엉뚱한 유머와 코믹 연기는 단연 일품이며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가 싸움'이라는 극중 대사와 병태의 처절한 몸부림처럼, 싸워서 이겨야만 하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반면,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그려내질 못하고 있어 제대로 된 인생의 기술은 보여주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다. 그래서 아버지와 화해하는 엔딩 장면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등학생들의 과도한 폭력 장면과 욕설도 흠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마파도><가발>의 코리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싸움의 기술>은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으로 1월 5일 개봉된다. 15세 관람가

2005.12.2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