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떨어지는 전형적인 기획영화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공작금을 횡령하고 사라진 공작원을 잡기 위해 남파된 여간첩 림계순=박효진(김정화 분)이 패스트푸드점에 위장 취업해 얼떨결에 '얼짱'이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군입대를 앞두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부투하는 어리버리한 삼수생 최고봉(공유 분)의 로맨스가 곁들인 코미디물.

영화는 두 주인공의 각기 다른 시선을 통해 그들 사이에 숨은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흥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단순한 구조와 어설픈 상황 설정으로 인해 극적 긴장감을 긴 호흡으로 이어지질 못하며 '얼짱 신드롬'이라는 유행에 편승해 애써 커버해 보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상의 허술함과 상투적인 결말로 후반부를 갈수록 지루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극중 모든 캐릭터가 밋밋하고 개성 없어 영화에 활기를 전혀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또한 코믹적인 상황들은 조잡한 기교로 인해 오히려 유치함으로 다가온다. 2004년 최악의 영화로 뽑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2002년 한양대학교 앞 모 패스트 푸드점에서 알바로 일하다가 일약 인터넷 얼짱 사이트인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자신도 모르게 올라 유명인이 된 '얼짱' 남상미의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

M3엔터테인먼트와 해피엔딩무비가 공동제작하고 쇼박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은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오는 1월 30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