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아버지와 아들의 하루동안의 만남

충무로 이야기꾼 장진 감독의 신작이자 흥행배우 차승원과 주목받는 신예 류덕환이 주연을 맡은 <아들>은 강도살인으로 15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아버지가 1박 2일간의 귀휴를 얻어 3살 때 헤어져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고등학생이 된 아들을 만나 하루를 보낸다는 내용으로 15년 만에 재회한 아버지와 아들이 어색하고 서툴지만 조금씩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다분히 신파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내레이션 기법과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와 기발한 반전으로 버물려낸 작품. 영화 전반에 걸쳐 방백처럼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흐르는 서먹한 공기와 애틋한 감정과 속내를 풀어낸 점이 독특하지만, 부성애에서 우정으로 바뀌는 결말의 비약적인 반전은 다소 느닷없게 느껴진다. 차라리 처음부터 무기수 아버지와 가짜 아들의 만남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는 너무 익숙해진 탓에 그 강도는 현저히 떨어지며, 차승원의 진한 눈물연기는 인상적이지만 큰 울림을 주지는 못한다. 차승원-류덕환 조합도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아들>은 전체 관람가로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2007.4.1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