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연인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한 남자의 슬픈 사랑이야기...

불우한 가정 환경 탓으로 사랑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남자 '오성(안재욱)'과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밝고 꿋꿋하게 남은 생을 마감하려는 여자 영주(이은주)'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담은 최루성 멜로 영화 <하늘정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영주는 거침없는 성격 탓에 직장에서 해고되고, 급한 마음에 잠깐 일한 단란주점에서 호스피스 의사 오성을 알게된다. 오성을 잔뜩 경계하던 그녀는 지쳐있는 오성의 모습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외로움을 감지하고, 그에게 호감을 갖고 "살아있는 동안에만 사랑해줄래요?"라며 장난처럼 진심을 표현한다. 그러나 죽기전에 사랑만큼은 해보고싶은 그녀의 마음과는 달리 '오성'은 죽어가는 그녀를 사랑한 뒤 남는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그녀에 대한 호감을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사랑을 가슴으로 하는 것!! 생의 마감을 쓸쓸히 하기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고 싶은 영주는 결국 오성을 찾아가고... 그녀를 간호하던 오성은 더 이상 그녀에 대한 사랑을 숨길 수 없다.

4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하늘정원>은 최고의 한류스타 안재욱의 5년만의 영화 복귀작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게다가 <강원도의 힘>, <오!수정>,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등을 통해 연기력과 신비함을 갖춘 매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세대 여배우 이은주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것 또한 영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코미디 영화가 흥행한다지만,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화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기존의 인스턴트 사랑, 가벼운 코미디와는 달리 죽음을 앞에둔 연인들의 눈물겨운 최루성 멜로의 전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두 주연 배우도 인정받고 있는 연기력을 입증이라도 하듯 '예쁘게 보이기', '멋있게 보이기'를 포기하고 촉촉한 눈물과 야윈듯한 모습으로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연기해냈다.

그러나 두 배우의 슬픈 사랑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너무 많은 생략을 감행하다보니 감독의 의도대로 코끝이 찡해오는 슬픔은 있지만, 가슴이 찡해오는 감동은 미약하다는 것이 <하늘정원>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이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기에 가슴아픈 그들의 사랑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슬프고 감정의 기복이 없다. 슬픔 속에서 유머를 주기 위해 곳곳에 튀는 대사와 장치를 했지만,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있지 못하고 어색하다는 점 또한 아쉽다.

코리아필름 객원기자 김종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