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시골주민들의 기상천외 소동극

영화 <시실리 2km>는 조직을 배신하고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 석태(권오중 분)와 그를 쫓는 양이(임창정 분) 패거리가 ‘시실리 時失里’라는 한적한 시골마을로 들어서면서 마을 주민들과 처녀귀신(임은경 분)에게 황당하고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된다는 내용으로, 다이아몬드에 눈먼 시골마을 주민들과 양이 패거리가 벌이는 한바탕 소동극이 주를 이룬다.

다이아몬드에 눈먼 마을주민들이 점점 돌변하는 과정을 통해 끝없는 욕심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끄집어낸다. 조폭과 시골주민들이라는 이질적인 두 집단의 상반된 캐릭터의 대결과 조폭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쫓기게 되는 캐릭터간의 반전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고 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내세워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특히 조폭과 마을주민들의 대결이라는 일반적인 구도 속에 귀신을 집어넣어 극의 흥미를 더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반면 코미디라는 기본적인 코드에 공포와 멜로 그리고 종반 빙의된 좀비까지 등장시켜 갖가지 장르의 웃음의 키워드를 찾아내지만 이를 뒷받침하기에는 스토리의 비약의 심하고 구조가 탄탄하지 못해 단편적인 웃음에 그치고 만다. 종반 양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처녀귀신 송이의 활약은 다소 억지스럽기까지 느껴진다. 또한 돌변하게 되는 마을주민들의 모습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인물에 대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만다.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는 충분한 오락영화.

<실미도>의 한맥영화가 제작하고 먼데이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는 <시실리 2km>는 쇼박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8월 13일 개봉된다.

2004.08.0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