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신학생의 성장이야기

영화 <신부수업>은 어느 날 실수로 시골마을 성당으로 영성 강화 훈련을 가게된 순진한 모범 신학생 규식(권상우 분)이 한달 남은 서품식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 애인에게 청혼하겠다고 미국에서 야반도주 한 당돌하고 철없는 봉희(하지원 분)를 어쩔 수 없이 세례 받게 해야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후 뜻하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된 규식과 봉희가 진정한 사랑을 알게된다는 내용을 코믹하면서도 잔잔하게 그린 멜로드라마.

하느님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신학생의 성장이야기인 이 영화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남녀의 만남에서 예기되는 코믹한 상황이 주된 웃음을 선사한다. 신부(神父)가 되기 위한 규식과 신부(新婦)를 꿈꾸는 봉희의 모습은 서로 다르면서도 맹목적인 사랑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그래서 이들이 완성하는 사랑의 모습은 자연스레 연결된다. 하지만 기본 범주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밋밋한 연기는 단편적인 웃음을 주는데 그치고 만다. 특히 서품식을 앞둔 규식과 첫사랑과 재회한 봉희가 갈등하다 결국 다시 재회한다는 상투적인 멜로 드라마 관습은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하게 만들며 코미디와 멜로 사이의 큰 간극은 극의 집중을 떨어뜨려 영화의 감동을 잃게 한다. 공감대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하는 평면적인 봉희 캐릭터도 흠이며 주변인물들간의 관계와 긴장감이 약한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권상우, 하지원 두 톱스타의 파워가 영화의 단점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기획시대의 15번째 작품 <신부수업>은 코리아픽쳐스의 배급을 통해 오는 8월 6일 개봉된다.

2004.07.2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