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한 여자의 기억과 집착이 만들어낸 판타지

영화 <사랑니>는 첫사랑과 똑같은 이름과 얼굴을 가진 열일곱 학원생 ‘이석’(이태성 분)을 사랑하게 된 서른 살 학원강사 ‘조인영’(김정은 분)의 사랑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서른 살의 조인영은 어느 날 수업도중 자신 앞에 열 일곱 시절 첫사랑과 똑같이 생긴 17세 소년 이석을 발견하고 이내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예기치 않게 이석의 여자친구인 17세의 여고생 조인영이 학원을 찾아오고 그녀의 진짜 '첫사랑 이석'이 나타나면서 혼란을 겪게 된다.

표면상으로는 첫사랑과 닮은 소년을 사랑하게 된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거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한 여자의 기억과 집착이 만들어낸 판타지인 셈이다. 그래서 영화는 조인영의 주관적 심리 흐름에 따라 전개되며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모호할 뿐 아니라 동명이인들이 서로 엇갈리고 충돌한다. 과거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독특한 구조의 스토리와 한 여성의 심리를 따라가는 데 있어 탁월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영화의 독특한 구조가 자칫 복잡하게 느껴지는 까닭에 관객들이 불편함과 지루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시네마서비스가 제작과 배급을 담당한 <사랑니>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9월 29일 개봉한다.

2005.9.2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