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귀신+공포

영화 <알포인트>는 1972년 베트남 전쟁 막바지, 6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대원들로부터 구조무전이 계속 걸려오자 그 괴무전의 실체와 실종된 병사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최태인 중위(감우성 분) 등 9명의 수색대가 일명 '알포인트' 지역에 들어서면서 혼령과 귀신과 맞닥뜨리며 겪게되는 공포를 그리고 있다.

피가 난무하는 자극적인 공포영화와는 달리 전쟁이라는 참혹한 공간 속에서 죄의식과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는 인물들의 비극을 통해 인간 심연의 공포를 끄집어내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전쟁공포영화이다. 자살한 대원이 실종된 인물로 밝혀지고 한 대원이 혼령에 보게 되면서 영화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혼란스러워하는 소대원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최태인 중위와 상부의 명령에 따라 빨리 사건을 해결하고 돌아가려는 진창록 중사의 갈등이 미약하게 전개돼 긴장감이 후반까지 이어가질 못한다.

특히 폐쇄된 공간에서 집단적인 공포를 겪게되는 각 인물들의 심리적인 동요와 혼란을 하나의 공포로 확대시키지 못해 평이한 공포로 그치게 만들고 만다. 또한, 폐쇄된 공간인 밀림과 폐허가 된 대저택을 무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공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흠이다.

씨앤필름이 제작하고 시네마서비스가 투자와 배급하는 <알포인트>는 오는 8월 20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2004.08.1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