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멜로, 가벼운 즐거움.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 더 정확히는 그 기억 속의 그녀를 찾아서 잊혀진 시간을 하나씩 주머니에 담아보는...그 과정을 [오버 더 레인보우]는 아기자기하게 그려낸다.

그녀를 찾기 위한 기억의 여정은 대학시절과 현재를 오가면서, 아련한 행복이 느껴지던 그때와 담담하고 외로운 현재를 자연스럽게 엮어놓는다.
조금은 미스테리하게 그녀를 쫓아가는 여정은 가벼운 추리소설을 읽듯 부담 없이 화면을
채우고, 현재의 상황은 건조함에서 촉촉함으로 옮겨진다.

역광 속의 그녀처럼 보기 힘든 기억 찾기는...친구들의 말속에서 서로 다르게 기억되고
인식됨을 보여주는데 이는 홍상수감독의 [오! 수정]에서 빠져 나온 에피소드처럼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고, [사랑은 비를 타고]와 함께 흐르는 경쾌한 탭댄스는 이명세감독의 [남자는 괴로워]에서처럼 입가에 미소를 그려준다.(물론 [남자는 괴로워]에서의 탭댄스는 오히려 슬픔이 배어 나오지만 말이다.)

이처럼 다른 영화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 영화 또한 상큼하고 깔끔한 이미지와 재미를 가랑비처럼 촉촉하게 선물하지만 여타 멜로영화가 그러하듯이 새로움이 가져다주는 신선함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이런 사실만 간과한다면 [오버 더 레인보우]는 정말 무지개처럼 예쁘고 상큼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정재의 대학 시절은 풋풋하게 보이지만 현재의 모습은 이전 멜로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지의 답습정도에 머물고, 장진영은 [소름]에서의 모습은 찾을 수 없는 귀엽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조연들의 캐릭터는 변주가 없는 일반적이고 도식적인 모습 그대로이다.

별다른 고민 없이 예쁜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가 괜찮은 선택일거 같다.

코리아필름 정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