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영화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박중훈·안성기 콤비와 함께 사람냄새 물씬 나는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라디오 스타>는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방송국 DJ로 전락한 왕년의 락스타와 그의 20년 지기 매니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히 한물간 스타가 헌신적인 매니저의 고군분투와 영월 주민들의 뜻밖의 호응으로 재기에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언제나 나를 최고라고 말해준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라는 포스터의 카피처럼 영화는 20년을 서로 나란히 서서 앞만 보고 달려온 스타와 매니저 두 남자가 처음으로 마주보고 서로를 들여다보면서 서로의 존재와 소중함을 깨달아 가고 그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함을 알려준다. 특별한 극적 장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감독의 솜씨와 소박한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웃음과 깊이 있는 감동을 이끌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또, 박중훈·안성기 콤비의 명연기와 조연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여기에 노브레인의 못 말리는 코믹연기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왕의 남자>에 이어 탄탄한 드라마와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주·조연 배우들의 고른 호연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또 한번 흥행 신화를 써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영화 <라디오 스타>는 추석 시즌인 9월 28일 개봉한다.

2006.09.0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