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지 못한 스릴러

영화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는 서로를 전혀 모르는 다섯 남자가 정체불명의 X라는 자의 초대를 받아 한자리에 모여 어마어마한 보상을 꿈꾸며 X의 계획에 따라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를 털고 약속된 폐쇄된 창고에 모이지만 양도성예금증서를 현금으로 바꿔줄 팀의 리더가 죽어있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결국 동반 몰락해간다는 내용의 스릴러물.

한때 명동 일대를 주름잡던 사채업자였지만 도박을 즐기다 사창가를 운영하는 남사장이 고용한 타짜에게 속아 전 재산을 날리고 타짜에게 처절한 복수를 감행한 팀의 리더 '환'(문성근 분), 돈을 받고 남사장의 하수인 석구의 창녀촌 뒤를 봐줬지만 그의 음모로 마약에 취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있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되고 망연자실한 전직 형사 '류'(주진모 분). 한때 남사장의 밑에서 오른팔 노릇을 하다가 독립한 다혈질의 건달 '노'(홍석천 분), 자신을 절대 드러내지 않는 과묵한 성격이지만 남사장의 사창가에 잡혀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석구와 덩치들을 잔인하게 제압하는 면을 보이기도 하는 '정'(김현성 분), 남사장의 심부름꾼으로 그의 명령으로 네 명의 뒷조사를 해 넷의 과거를 아는 유일한 인물인 '규'(박준석 분). 각자의 사연을 지난 다섯 남자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초대한 'X'라는 자가 누군지, 목적도, 이유도 모르지만 X의 계획의 가능성과 어마어마한 보상에 X의 계획에 합류한다.

범죄를 저지르고 성공을 하나 결국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스스로 몰락해 간다는 설정은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을 연상시키며, 마지막 X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은 <쏘우>를 연상케 한다. 예상된 결말은 둘째 치더라도, 계획된 일이 털어지자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는 상황의 긴장감은 결여되어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들 각자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모두 한 인물과 엮여있음을 알게 되고 X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과정의 구성은 치밀하지 못해 스릴러적 재미를 주지 못한다. 특히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살리지 못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인 캐릭터간의 충돌에서 파생하는 긴장감을 선사하지 못한다. 독특한 배우들의 조합에 비해 밋밋한 그들의 연기는 아쉬운 부분이다.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은 19세 관람가로 오는 9월 14일 개봉한다.

2006.09.0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