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세기의 명작 <피아노> (원제: The Piano)가 2월 25일 디지털 리마터링으로 개봉한다.

199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피아노>는 이듬해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35개 영화제에서 9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68개의 상을 수상한 세기의 명작이다. 사랑과 욕망, 자유를 대담하고 내밀한 묘사와 함께 아름답고도 지적으로 완성한 <피아노>는 최고의 예술영화, 음악영화, 여성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오는 2월 25일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스크린에서 다시 만난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는 19세기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6살 때부터 침묵을 선택하고 대신 피아노를 연주하며 살아온 여인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남편의 친구, 세사람의 사이의 사랑과 질투,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의 심리를 대담하고 내밀하게 표현한 제인 캠피온 감독은 여성감독으로서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1994년 아카데미 역사상 두 번째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된 여성감독이며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칸을 거머쥔 <피아노>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3개의 상을 수상하며 칸의 영광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의 이변은 바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안나 파킨이었다. 역대 아카데미상 수상자 가운데 두 번째로 어린 11살의 나이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안나 파킨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외에도 <피아노>는 전미, 뉴욕, LA, 시카고 등 미국 최고의 권위 있는 모든 비평가 상을 휩쓸었다. 심지어 한국의 청룡영화제에서도 외국영화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피아노>는 흥행과 평단의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인 캠피온 최고의 걸작이자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오는 2월 25일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다. (2021.02.18)

코리아필름 편집부

칸느, 아카데미, 골든글러브 등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무려 68개의 상을 수상하며 수많은 찬사를 받았던 걸작 <피아노>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오는 12월 4일 역사적인 한국개봉을 확정했다.

<피아노>는 19세기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6살 때부터 침묵을 선택하고 대신 피아노를 연주하며 살아온 '에이다'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남편의 친구인 한 남자, 세 사람 사이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 작품으로, 여성의 심리에 대한 대담하고 내밀한 묘사로 칸느와 아카데미 영화제를 동시에 석권한 명작이다.

1993년 국내 개봉 당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그리고 표현 수위가 높은 남녀의 성적(性的) 묘사와 더불어 여성의 욕망을 그려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피아노>가 12월 4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특히 제인 캠피온 감독이 자신의 최고 작품인 <피아노>의 리마스터링 작업에 직접 참여해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피아노>는 주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언어로 말하기를 그만두고 피아노로만 세상과 소통하는 주인공 '에이다'를 완벽하게 연기한 홀리 헌터, 그녀의 딸 '플로라' 역의 안나 파킨, 그리고 '에이다'를 사랑한 두 남자 하비 케이틀과 샘 닐에게도 뜨거운 찬사가 쏟아졌다. 작품과 더불어 '에이다'의 침묵의 언어를 표현하는 마이클 니만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또한 인상적이다.

<피아노>는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여우주연상(홀리 헌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홀리 헌터), 여우조연상(안나 파킨), 각본상(제인 캠피온),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홀리 헌터) 등을 비롯해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9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68개 상을 수상하며 고전으로 남을 작품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그리고 여성의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전세계를 감동시킨 명작 <피아노>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은 12월 4일 국내에 최초로 개봉될 예정이다. (2014.10.30)

코리아필름 편집부

<피아노>가 첫 선을 보인 1993년, 전세계는 기립박수로써 이 걸작에 화답했다. '9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피아노>는 '94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다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각본상을 수상해 명작의 탄생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후 35개의 영화제에서 9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이 가운데 68개 상을 수상했다. 감독 제인 캠피온은 67년 역사의 칸 영화제 사상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이며, 홀리 헌터는 칸과 아카데미에서 동시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유일한 배우로서 쉽게 깨지지 않을 진귀한 기록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영화 매체는 한 번 극장 상영이 종료되면 다시는 그 영화를 영화관에서 관람하기 어렵다. 오직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며 고전으로 남을 소수의 작품들만이 관객의 부름을 받아 다시 스크린에 걸릴 수 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이 직접 참여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화질과 음악의 <피아노>가 93년 한국 개봉 이후 21년만에 다시 한국의 관객들을 만난다. 사랑과 욕망, 자유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룬 이 영화는 지나간 팬에게도, 지금의 세대들에게도 센세이셔널한 충격과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피아노>는 풍요로운 사회적, 예술적 담론을 담고 있어 음악영화, 예술영화, 여성영화 중 어떤 것으로 분류하더라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히로인(heroine)이며 피아노 연주로 소통하는 '에이다'의 침묵의 언어로부터 나온다. '에이다'는 6살 때에 어떤 계기로 언어로 말하기를 포기한다. "사람들이 하는 말의 대부분은 들을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에이다'의 언어장애가 순전히 선택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이후 '에이다'는 영화 전반에 걸쳐 점점 더 파격적인 선택을 해 나간다. <피아노> 개봉 당시 여성 주인공의 욕망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것을 노골적일 정도로 실현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는 이제껏 없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관객은 말을 하지 않는 그녀의 감정을 거의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남편의 친구 '베인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에이다'의 내면에 미묘한 변화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그녀의 피아노 소리와 몸짓을 통해 알 수 있다. '에이다'와 '베인스' 둘 만의 피아노 레슨이 회를 거듭할수록 '에이다'는 자유를 원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에이다'는 비록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뉴질랜드 미개척지 땅을 밟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남자 '베인스'는 욕망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에이다'의 내면에 불을 지핀다. '에이다'는 이제부터 자신의 삶이 약동하는 것을 느끼며 남편 '스튜어트'나 딸 '플로라', 심지어 사랑하는 '베인스'로부터도 제약 받지 않고, 남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이다.

많은 정신분석학자나 페미니스트들이 <피아노>를 소재로 삼아 자신의 논의를 전개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피아노>가 이토록 센세이셔널한 작품이 된 데에는 성적 욕망과 섹스를 다루는 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아노>는 한 여자와 그의 남편, 그리고 그의 애인이라는 매우 단순하고 전통적인 인물 구도로 이야기를 출발시키는데, 욕망을, 그것도 한 여성의 성적 욕망을 전면적인 주제로 내세운다. 여기에 '에이다'의 성적 욕망의 실현이란 모든 속박으로부터 풀려나 자유로 향하려는 의지를 표현하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제껏 여성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내러티브들은 동시대인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야 했다. 20세기 이후의 작품들인 『채털리 부인의 연인』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도 그러했다. 1993년 탄생한 <피아노>의 센세이션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정신분석학, 페미니즘과 영향을 주고받는 이 영화는 인간의 원초적, 본질적 에너지인 성욕이 평생토록 인간 행동의 근저에 있다는 프로이트의 지금은 만연한 관념과, 여성의 구속과 차별에 반대하는 선구적 페미니즘의 이론을 환상적이고도 또렷한 형태로 우리의 눈앞에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인 19세기 '에이다'와 같은 성적 감각은 충격적이다. 남자들이 흔히 "섹스 그 자체를 위하여"라고 하는 말은 들어봤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이 그런 목적으로 성을 유희하고 반대로 남성이 무기력한 지위에 놓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에이다'가 놀이를 하듯 성경험이 없는 '스튜어트'를 자극하고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는 장면에서 이 충격은 절정에 달한다.

아름답고도 지적(知的)인 영화로 완성된 <피아노>는 제인 캠피온이 적절하게 표현했듯 "순수한 섹스와 에로티시즘,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서는 발견하기 힘든 낭만적 사랑에 대한 순수한 충동"을 '에이다'와 그를 사랑하는 '베인스', 그리고 너무 평범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던 '스튜어트'를 통해 그려냈다.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욕망이 드러나는 정사 장면과 전라 노출은 '93년 국내 개봉 당시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2014년 다시 개봉하는 <피아노>는 원본 그대로인 무삭제 버전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피아노>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목소리인 피아노가 상징하는 바를 한두마디로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확실히 <피아노>는 언어로 말하기를 그만둔 '에이다'를 세상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간접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침묵에서 소리에 이르는 통로인 피아노를 '에이다'는 목숨처럼 아낀다. '에이다'의 남편이 된 '스튜어트'의 이웃들은 그녀의 피아노 소리가 "마치 감정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아" 이상한 기분이 든다며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그녀의 피아노 연주는 특별하다. 영화음악의 귀재 마이클 니만이 완성한 명곡 '희생'(sacrifice)을 비롯한 피아노의 O.S.T.는 국가간 장벽이 있는 언어보다 보편적인 소통으로서 '에이다'의 아름답고도 강렬한 감정을 완성한다.

문제는 '에이다'와 '베인스'의 사이가 점점 깊어질수록 '에이다'의 피아노에 대한 애착은 옅어진다는 데에 있다. '에이다'는 처음에는 단지 '베인스'의 집에 있는 피아노를 치기 위해 그를 찾아갔지만 피아노가 옮겨진 뒤에도 '베인스'를 만나기 위해 그의 집을 찾는다. '에이다'는 종종 자신이 몰두하던 피아노 연주를 멈추고 기꺼이 '베인스'와 사랑을 나누며 심지어 피아노의 건반 하나를 뽑아 거기에 '베인스'에게 보내는 연서(戀書)를 쓰기도 한다. 영화에서 점차 뚜렷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에이다'는 모든 구속을 폐기하는 나머지 피아노로부터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피아노의 복합적인 함의는 영화에 신비로운 분위기와 관념적인 여운을 더한다.

후반부에 짐이 되어버린 피아노가 마침내 바다에 던져질 때 피아노는 죽음충동(타나토스)을 상징한다. 세 주인공의 삼각관계가 인정된 바로 그 순간 '에이다'는 피아노를 바다에 빠뜨려 수장시킨다. 피아노가 가라앉을수록 배 위에 남아 있던 둥근 밧줄 뭉치도 빠른 속도로 풀려가는 가운데 '에이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밧줄 똬리에 자신의 발목을 갖다 댄다. 자연히 밧줄은 무서운 기세로 발목을 낚아채고 '에이다'는 바다 속에 빠져 피아노와 함께 가라앉아간다. 욕망의 대상(자유와 '베인스')을 손에 넣은 순간 '에이다'가 느낀 죽음충동은 인간이 '욕망 그 자체를 욕망'하는 것이며 사실은 결코 그것을 충족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정신분석학적 자기처벌을 의미한다.

1. <피아노>의 탄생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인 제인 캠피온은 1984부터 <피아노>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캠피온은 '에이다', '스튜어트', '베인스'라는 세 명의 19세기 인물을 설정하고 그들을 애정의 삼각관계 구도 속으로 몰입시켰다. 캠피온은 그들의 성적충동과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예기치 못한 감정의 분출을, 현대가 아닌 빅토리아 시대의 미개척지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다.

2. 시나리오의 완성
시나리오 집필 3년 후, 제인 캠피온은 <피아노>의 초고를 제작자 쟌 채프만에게 보여준다. 시나리오 초고에는 '에이다'의 성적 대상이 베인스에서 남편 '스튜어트'에게로 옮겨가기에 영화의 감상적인 면이 떨어졌다. 두 사람은 시나리오 편집인인 빌리 매키논을 만나서 시나리오 전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 후, <피아노>는 좀더 깊이감을 가지게 되었고 또한 시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3. 촬영
울창한 뉴질랜드의 숲과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한척의 배, <피아노>의 영상에서 '과연 카메라는 어느 위치에 있었는가?'라는 궁금증마저 불러일으킨다. 촬영감독 스튜어트 드라이버그는 특히 숲속에서의 조명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공적인 조명을 자제하고 가능한 자연광을 최대한 이용했다. 그 결과 숲을 비추는 신비한 빛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4. 음악
음악은 <피아노>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에이다'는 피아노의 선율을 통해서 세상과 대화한다. 마이클 니만은 영화의 배경음악뿐 아니라 '에이다'의 목소리와도 같은 피아노곡 전부를 작곡해야만 했다. 니만에 의하면 "음악은 이 영화의 줄거리와 구성의 일부이고 캐릭터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일이었지만 작업 속도는 한없이 느렸다"고 한다. 니만은 또한 "촬영에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음악작업을 시작했는데, 주인공인 '에이다'가 말을 못 하므로 음악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데에 참고할 대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한다.

결국 니만이 고심 끝에 선택한 방법은 '에이다'를 한 사람의 작곡가라고 가정하고 출발하는 것이었다. 에든버러 출신인 그녀가 거리나 무도회, 상류층 사교 모임에서 들었을 법한 음악은 스코틀랜드의 유행곡이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녀 작품의 기조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해 무릎을 친 니만은 19세기 중반의 두꺼운 스코틀랜드 음악 서적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영국출신인 마이클 니만이 스코틀랜드의 선율과 분위기를 차용해 만든 <피아노>의 음악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피아노> O.S.T.를 전 세계 100대 사운드 트랙으로 선정하고 "마이클 니만의 음악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목소리'"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완성된 <피아노>에 대한 마이클 니만 자신의 감상은 어떠했을까? 니만은 "음악을 적재적소에 위치시킨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음악적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고,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본 순간 "헤드라이트를 비춘 토끼처럼 얼어붙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음악 때문만이 아니라 영화의 모든 부분이 놀라웠습니다. 유기적으로 조직된 통합체로서 음악, 영상, 촬영지, 날씨, 조명, 연기가 모두 완벽하게 다가왔습니다" 니만은 영화 개봉 전 열린 오프닝 행사들에서 이렇게 얼어붙은 채로 영화를 열한 차례나 끝까지 감상했다고 전한다.

5. 홀리 헌터의 수화와 피아노 연주의 비밀
감독 제인 캠피온은 주인공 '에이다' 역으로 시고니 위버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고 한다. 키가 크고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유럽 여성을 마음 속에 그리고 있었기 때문인데, 홀리 헌터는 배역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에이다'가 되었고, 결국 칸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석권했다. 홀리 헌터는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는데, 수화를 할 줄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배경인 1850년대에는 수화가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지도 않았다. 결국 헌터는 현대의 수화전문가와 상의해서 에이다의 손과 몸짓에 맞는 수화를 개발했고 완벽하게 그녀만의 언어를 완성했다.

홀리 헌터는 또한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피아노 연주를 직접 소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헌터는 자신이 바흐의 곡을 연주한 녹음 테이프를 음악감독 마이클 니만에게 보냈는데, 니만은 이 테이프를 듣고 능숙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자신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피아노>에서 피아노 음악은 대사를 대신하는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에이다'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야 하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마이클 니만은 트레이닝을 거친 홀리 헌터의 연주 솜씨가 기술적으로 충분하다고 느껴 망설임 없이 고난도의 음악을 작곡했다고 말한다.

침묵으로 말하는 신비한 검은 눈동자의 여인을 연기하는 홀리 헌터는 '93년 칸 영화제가 시작되자마자 가장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목되었다. 그녀의 연기는 다른 어떤 영화에서보다 섬세하고 신비한 "여성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힘"을 창조해냈다.

Filmography: <아리조나 유괴 사건>(1987), <영혼은 그대 곁에>(1989), <사랑의 울타리>(1991), <피아노>(1993), <인질>(1997), <인크레더블>(2004), <맹글혼>(2014) 외 다수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오리족의 문신 때문에 낯선 인상에다 쉽게 다가갈 수 없어 보였던 '베인스'. 하지만 문맹인 그야말로 '에이다'만의 언어-피아노를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는 유일한 연인이다.

Filmography: <비열한 거리>(1973), <택시 드라이버>(1976), <델마와 루이스>(1990), <블루 칼라>(1978), <저수지의 개들>(1992), <배드 캅>(1992), <피아노>(1993), <펄프 픽션>(1994), <율리시즈의 시선>(1995),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외 다수

스튜어트는 빅토리아 시대의 전형적인 남성이다. 강렬한 성적 욕망을 경험해보지 못한, 그래서 상처받기 쉬운 너무나 평범한 남자인 그가 '에이다'가 말하는 침묵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붉은 10월>(1990), <피아노>(1993), <쥬라기 공원 3D>(1993), <바이센테니얼 맨>(1999), <앤젤>(2007), <이스케이프 플랜>(2013) 외 다수

'에이다'가 세상과 대화하는 통로는 피아노와 '플로라' 뿐이다. 촬영 당시 9살의 비범한 소녀였던 파킨은 <피아노>가 첫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피아노>(1993), <아름다운 비행>(1996), <파인딩 포레스터>(2000), <올모스트 페이머스>(2000), <엑스맨>(2000), <25시>(2002), <엑스맨 2>(2003), <오징어와 고래>(2005), <엑스맨-최후의 전쟁>(2006),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05) 외 다수

"우리 모두의 내부에는 로맨틱한 열정이 숨어 있다. 비록 인생의 짧은 한때일지라도 우리는 가끔 그 열정만을 위해 살아갈 때가 있는 것이다. 나는 <피아노>에서 이 '열정'을 그리고자 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의 살아 숨쉬는 생생한 열정을 <피아노>에서 느끼고 싶었다. 나는 브론테의 시대가 아닌 1990년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나의 이런 '열정에 대한 탐구'는 브론테의 그것보다 좀더 성적이고 에로티시즘의 힘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Filmography: <과일 껍질>(1982), <스위티>(1989), <내 책상 위의 천사>(1990), <피아노>(1993), <여인의 초상>(1996), <홀리 스모크>(1999), <인 더 컷>(2003), <워터 다이어리>(2006), <그들 각자의 영화관>(2007), <브라이트 스타>(2009), <마이 미스트리스>(2014)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