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부장상봉한 철부지 아빠와 아들의 특별한 여행

영화 <파송송 계란탁>은 짝퉁 음반이나 만들며 여자 꼬시기로 소일하는 26살 총각 대규(임창정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9살짜리 맹랑한 아들 인권(이인성 군)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아들이라고 우기는 인권을 떼어놓기 위해 뜻하지 않는 '국토종단'을 하게되면서 곤혹을 겪게되는 대규는 조금씩 둘 사이의 아픈 기억과 비밀을 알게되면서 철부지 어른에서 아빠로 거듭난다.

영화는 9년 만에 처음으로 부자상봉(?)하게 된 철부지 아빠와 아들의 특별한 여행담과 별난 사랑을 잔잔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절제된 연기로 특유의 표정과 말씨로 코미디와 눈물연기를 선보인 임창정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반면 부성애라는 일반적인 주제를 결말이 뻔한 구성과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지 채 풀어내고 있어 극의 집중과 흥미를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영화의 중심 축이 '국토종단'임에도 불구하고 그 여행길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너무 단조롭게 펼쳐지며 두 인물간의 갈등도 밋밋해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다. 또, 국토종단 과정 속에서 철부지 아빠 대규의 내면의 변화도 포착하지 못한다. 결국 후반 아들을 위해 국토종단 하는 아버지의 애틋한 부정(父精)은 기대했던 만큼 감동은 끌어내지 못하고 만다. 이밖에도 두 주인공 이외에 주변인물들을 잘 살려내지 못한 것도 영화를 심심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한편, 영화의 제목인 '파송송 계란탁'은 '라면처럼 인스턴트 같은 대규의 삶에 파와 계란 같은 아들이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제작사 굿플레이어의 창립작품이자 <위대한 유산>으로 전국 220만 관객을 동원한 콤비 오상훈 감독과 배우 임창정이 다시 뭉친 <파송송 계란탁>은 CJ엔터테인먼트 배급을 통해 2월 18일 개봉된다.

2005.1.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