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치찬란'

조은자와 김거만.
이름에서도 확연히 조명되는 선악구조의 영화 [울랄라 씨스터즈]는, 현실성과 리얼리티는 극도로 배제되고 '유치'와 '오버'로 점철된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유치찬란한 코미디영화 이다.

선악구조 또한 도식적인 표현보다는, 코믹만화의 선악구조처럼 선한 사람은 괴롭힘을 당해도 언제나 꿋꿋하고 악한 사람은 어딘가 모자르고 우습기까지 한 공격을 일삼는 마냥 즐거운 줄다리기를 선사한다.

근래의 폭력과 욕설로 웃음을 자아내던 조폭코미디의 풍토에서 한걸음 물러난 이 영화는, 확실한 캐릭터가 주는 웃음과 힘겹지 않은 선악구조 그리고 이를 유치와 오버로 표현하는 코믹한 인물과 상황들이 조폭코미디와는 차별된 순수한 코미디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어반복처럼 되풀이되는 인물과 상황은 후반부로 갈수록 식상함과 지루함에 노출되고 유치찬란한 코미디라는 변수는 첫 시도가 그러하듯 자연스러움보다는 익숙지 못한 어색함으로 비춰진다. 아마도 이 영화가 성공적인 시발점 노릇을 한다면, 유치찬란한 코미디와 순수하다 못해서 착하기까지 한 코미디가 봇물처럼 밀려올 수도 있겠지만...이는 아쉽게도 가설로만 머물 것 같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박제현 감독이 홍콩영화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유치찬란한 코미디의 정수들을 관심 있게 연구했다면, 자기화에 좀더 성공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유쾌한 웃음을 선보이겠다던 박제현감독의 포부는, 그리 쉽지 않음을 반증하는 안타까운 여운처럼 화면을 맴돌고 있다.

코리아필름 정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