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의미를 굿판을 통해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연극을 영화화한 <오구>는 낮잠을 자다 꿈에서 저승사자를 만난 황씨 할매(강부자 분)가 죽기 전에 굿판을 벌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굿판을 벌이기 위해 몇 년 전 마을을 떠났던 무당의 딸 미연(이재은 분)이 돌아오면서 마을사람들간의 관계와 숨겨졌던 사실이 굿판을 통해 드러난다. 영화는 흥겨운 굿판을 통해 죽음을 앞둔 황씨 할매의 이승의 한과 미연의 이루지 못한 사랑, 마을사람들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정겹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해학적으로 묘사된 저승사자들과 등장인물들로 인해 죽음이 비극이 아닌 밝고 행복하게 느껴지게 한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굿을 통해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감독의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 극중 벌어지는 '오구굿'이 주요 감상포인트. 반면 평면적이고 단조로운 화면 구성으로 인해 영화의 깊이와 감동이 떨어져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극적인 상황과 과장된 캐릭터, 연기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 참고로 연극 <오구>는 지난 1989년 초연된 이래, 현재까지 약 2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연극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영화 <오구>는 부산지역의 자본과 인력으로 구성된 마오필름의 창립작품으로 프라임 픽쳐스와 시네와이즈필름의 공동배급을 통해 11월 28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