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미약한 인물관계가 불러낸 밋밋한 공포

영화 <인형사>는 과거 일제시대 누명을 쓴 채 억울하게 죽어간 주인을 사랑했던 기모노 인형과 어릴 적 혜미(김유미 분)에게 버림받았던 인형 미나(임은경 분)가 생령(生靈)이 되어 복수를 한다는 내용의 공포물로, 외딴 인형미술관으로 초대받은 5명의 사람들은 기모노 인형의 복수와 관련된 사람들로 인형의 복수에 의해 하나 둘 죽음을 맞게되고 가까스레 살아남은 혜미는 어릴 적 자신의 인형인 생령이 깃든 미나를 만나면서 또 다른 공포와 직면하게 된다.

동양적 정서인 '한'과 '복수'의 이야기를 사람이 아닌 특이한 인형을 통해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단조롭고 느슨한 전개구조 그리고 인물간의 미약한 연관관계로 인해 극적 긴장감을 주지 못한 채 밋밋한 공포영화로 그치고 만다. 특히 생령이 깃든 인형에서 풍기는 기묘한 공포를 끄집어내지 못한 채 단순히 희미한 물체, 갑작스런 효과음 등 전형적인 형식에 머문 것은 공포 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무엇보다 기모노 인형의 사연을 영화의 프롤로그로 설정한 것은 숨겨진 비밀을 미리 짐작케 해 영화의 흥미를 크게 떨어뜨린다. 구체관절인형에 대한 호기심만 잔뜩 부풀린 채 공포를 주기는커녕 얼렁뚱땅 사건을 종결시키기에 급급하다.

필마픽쳐스와 마인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품인 <인형사>는 롯데시네마의 배급으로 오는 7월 30일 개봉된다.

2004.07.2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